이 수도원의 한국 컬렉션 내역을 담은 책 ‘독일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선교박물관 소장 한국 문화재’가 발간됐다고 문화재청이 18일 밝혔다. 문화재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발간한 이 책은 독일 현지에서 2016~2017년 실태 조사한 선교박물관 소장 한국 문화재 1만825점에 관한 연구 성과물을 담은 도록식 보고서다.
수도원은 1911년, 선교사 교육 목적으로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에서 수집한 문화재를 기반으로 선교박물관을 건립했다. 현재 한국실을 상설 운영 중이다.
책에는 노르베르트 베버 초대 총아빠스를 비롯해 주로 1909년 이래 성베네딕도수도원(현 혜화동 가톨릭대학교 자리)에 파견된 상트 오틸리엔 선교베네딕도회 소속 선교사들이 수집한 한국 문화재와 관련된 기록이 담겼다. 한 마디로 110년 전 조선사회 모습이 오롯이 담겼다.
베버 총아빠스가 제작한 무성 기록 영화 '한국의 결혼식'(1925)에 등장하는 신부와 신랑이 입었던 혼례복도 선교박물관이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베버 총아빠스의 금강산 유람기인 '한국의 금강산에서'(1927)에 게재된 일본인 화가의 그림 '금강산만물상도'의 실물도 소장돼 있다.
이 밖에 1908년부터 1913년까지 5년여 동안 존속했던 한성미술품제작소에서 제작한 희소 공예품, 수도원 대성당에 안치된 김대건 신부의 성해(聖骸)와 관련된 '유해증명서'와 '성해 주머니'도 수록됐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측은 “유럽의 대표적인 20세기 초 한국컬렉션인 베버 수집품 373점의 실태조사 결과뿐만 아니라 그의 소장품이 등장하는 도서 및 영상물 등의 자료 정리와 연구를 포괄하고 있다는 점을 이번 보고서 발간의 큰 성과로 꼽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손영옥 미술·문화재전문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