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옛 캠프페이지 기준치 6배, 토양오염 확인

입력 2020-05-18 15:51 수정 2020-05-18 16:15
춘천시는 18일 오후 시청 브리핑룸에서 반환 미군기지인 캠프페이지의 토양오염 결과를 발표했다. 토양 성분분석 결과 기준치의 6배가 넘는 석유계총탄화수소가 검출됐다.

반환 미군기지인 강원도 춘천 옛 캠프페이지 부지에서 기준치의 6배가 넘는 석유계총탄화수소(TPH)가 검출됐다. 이 부지는 2011년 국방부가 환경오염 정화작업을 마친 뒤 춘천시에 넘긴 곳이다.

춘천시는 최근 캠프페이지에서 기름 등에 오염된 것으로 보이는 토양층을 발견, 강원도보건환경연구원에 성분분석을 의뢰한 결과 땅속 깊이 2m 지점에서 채취한 시료에서 ㎏당 2618㎎의 TPH가 나왔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토양오염우려기준 1지역 기준치인 500㎎/㎏의 5배를 뛰어넘은 것이다. TPH는 토양 가운데 등유나 경유, 벙터C유 등 유류로 오염된 정도를 나타낸다.

캠프페이지 부지는 토양오염우려기준 1지역에 해당한다. 특히 깊이 3m 지점에선 기준치의 6배가 넘는 3083㎎/㎏의 석유계총탄화수소가 나왔다.

토양오염우려기준 1지역은 과수원, 목장용지, 학교, 어린이놀이시설 등이 포함되며, 2지역 TPH 기준치는 800㎎/㎏으로 창고, 체육용지, 유원지 등이 해당한다. 3지역은 2000㎎/㎏으로 공장과 주유소, 도로가 포함된다.

춘천시는 캠프페이지 전체에 대한 토양오염도를 전면 재조사하기로 했다. 토양오염 조사는 우선 시 자체 예산으로 실시하고, 국방부에 청구하는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재조사 결과 토양오염이 확인될 경우 오염도 초과구역에 대한 토양 정화를 실시하기로 했다.

캠프페이지 땅이 기름에 오염된 사실은 춘천시가 시민공원 등을 조성하기 위해 문화재 발굴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옛 캠프페이지 부지는 춘천시 근화·소양동 일대 5만6000㎡ 규모다. 미군이 1951년부터 주둔하다 2005년 철수하면서 반환된 공여지다.

당시 국방부는 토양을 조사해 27곳(3만2511㎡)이 TPH, 9개 지역(3988㎡)이 벤젠, 톨루엔, 에틸벤젠에 각각 오염된 사실을 확인했다. 또 23개 관측정 지하수도 질산성 질소, 테트라클로로에틸렌(PCE), 벤젠 등에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한국농어촌공사에 의뢰해 토양 정화 작업을 한 뒤 2012년 춘천시에 캠프페이지 환경오염 정화 완료 검증 및 준공 보고서를 제출했다.

시 관계자는 “토양오염도 전면 재조사를 위한 시기와 절차, 방법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며 “우선 춘천시의 예산을 선집행하고 다음에 국방부에 청구하는 방식으로 재조사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