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치라 왔어요”…재난지원금 신청 고령층 ‘북적’, 소상공인 대출은 한산

입력 2020-05-18 15:26
긴급재난지원금 오프라인 신청 접수 첫날인 18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남대문지점에서 시민들이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을 마친 뒤 은행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제가 기계치라…아무래도 은행에서 받는 게 안심이 돼서 왔어요.”

18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인근 시중은행에서 만난 이모(62)씨는 창구에서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을 하고 난 뒤 이렇게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고 있다는 이씨는 “대기 시간이 조금 있었지만, 지원금 신청하는 데는 5분 남짓밖에 안 걸렸다”며 “요일 5부제도 꼼꼼하게 확인하고 왔다”고 했다.

은행에서 긴급재난지원금 대면 신청과 2차 소상공인 대출 접수가 동시에 진행된 18일 서울 시내의 시중은행에선 자금 지원이 필요한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재난지원금 신청자 중에선 고령층이 주를 이뤘고, 소상공인 대출 담당 창구는 한산한 모습이었다.

중구에 있는 시중은행의 부지점장은 “오전 9시에 은행 문을 열자마자 어르신이 여러 분 오셔서 재난지원금에 대해 물으셨다”며 “5부제에 따라 대상자가 아닌 분들은 온라인 신청 방법을 안내 받으시고 집에 가셨다”고 말했다. 긴급재난지원금 신청 역시 출생연도 끝자리에 따른 5부제로 진행된다. 그러면서 “젊은 층은 거의 인터넷으로 신청하셨을 것으로 보고, 나이가 있으신 고객 상담을 주로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긴급재난지원금 오프라인 신청 접수 첫날인 18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남대문지점에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이 은행에서 만난 회사원 나모(64)씨는 “직장이 주거래은행 근처이기도 하고 은행에서 알려주는 게 마음 편해서 왔다. 상담 직후 바로 지원금 지급됐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일부 은행에선 안전요원이 온라인으로도 재난지원금 신청이 가능하다는 점을 고령층 고객에게 안내했지만, 대부분의 고객이 “그냥 창구에서 편하게 신청하겠다”고 손사래를 쳤다.

다만 2차 소상공인 긴급대출 담당 창구는 상대적으로 한산한 편이었다. 한 시중은행의 남대문지점에선 소상공인 대출 신청을 위해 창구를 4개 열어뒀으나, 이날 오전 상담을 받으러 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인근 다른 은행에선 소상공인 대출 담당 창구를 1곳만 열어두기도 했다.

소상공인 대출 담당 직원은 “오전에는 문의 전화조차 오지 않았다”며 “대출 금액도 1000만원으로 적고, 1차보다 금리도 높은 탓에 수요가 많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2차 소상공인 대출 금리는 3~4%로 1차 프로그램 당시 1.5%보다 높아졌다. 다른 은행 직원도 “1차 프로그램을 통해 대출 수요가 상당 부분 소화됐다고 추측하긴 했지만, 이 정도로 손님이 없을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10조원 규모의 2차 소상공인 대출은 이날부터 국민·신한·우리·하나·기업·농협은행과 대구은행 전체 영업점에서 사전 접수에 들어갔다. 대출 한도는 업체(개인사업자)당 1000만원이고, 만기는 5년(2년 거치·3년 분할상환)이다. 금리는 기본 연 3~4%이지만 신용등급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다. 주거래은행에서 지원받는 게 대출 금리나 신용평가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 신용보증 심사는 오는 25일부터 시작되며, 이르면 이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자금이 지급된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