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을 향한 미래통합당의 공세가 거세다. 사과에 이어 사퇴 요구까지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윤 당선인의 구체적 소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현아 미래통합당 의원은 1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이 위안부 피해자 쉼터인 경기도 안성에 있는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을 시세차익보다 비싸게 매입한 사실에 대해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써달라는 기부금을 누군가의 사익으로 만들어 줬다. 자기 돈이라면 그렇게 했겠나”라며 “충분히 고민하지 않고 매입한 거다. 기부금 10억원을 쓰기에 급급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실제 매입하고도 잘 이용하지 않고, 본래 매입 의도로도 이용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김 의원은 이어 “그 집이 이탈리아 명품벽돌을 사용했건 내부 인테리어에 금을 발랐건 그 비용을 다 쳐주는 중고주택 거래는 없다. 통상 아무리 높게 쳐줘도 1억원 이하”라며 “정말 본인이 몰랐다면 본인이 바보인 거다. 본인이 바보라고 국민까지 바보로 착각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윤 당선인의 사과를 요구했다. 그는 “어느 순간부터 주체할 수 없는 수준의 성금과 국고보조금이 들어왔고 이걸 처리하는 과정에서 잠시 양심과 윤리 책임을 회피한 게 발단이었을 것”이라며 “본인이 몸담았던 조직과 동료들, 애환을 함께 했던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서도 윤 당선인은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윤 당선인의 사퇴도 요구했다. “국민이 낸 세금을 어떻게 쓰는지 심사하는 게 국회의원이다. 남의 돈 무서운 줄 모른다면 당신은 자격이 없다”고 했다.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정의연과 윤 당선인을 지지했던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비판했다. 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정의연이 단체 소식지 제작을 윤 당선인 남편이 운영하는 회사에 맡긴 의혹·힐링센터 관리자가 윤 당선인 아버지였던 사실 등을 거론하며 “정의연이 위안부 운동과 할머니들을 위한 곳이 아니라 윤미향 가족 쉼터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런데도 윤 당선인과 정의연 두둔할 것인지 김 원내대표에게 묻고 싶다”며 “지금 윤 당선인과 정의연은 위안부 운동의 도덕성에 큰 상처를 입히고 있다. 그동안의 공이 있다고 해서 계속 두둔하고 방치한다면 할머니들의 노력과 국민의 성원마저 모두 물거품이 된다. 아프더라도 과감하게 도려내고 새로 시작해야 한다”며 글을 맺었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건 굉장히 중차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친일적 공세라고만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윤 당선인의 구체적 소명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당의 분위기가 엊그제와는 달라졌다. (당내) 전체적으로 그런 분위기가 있지 않은가 (한다). 저 자신 자체가 며칠 전과는 달라지지 않았느냐 하는 느낌”이라고 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제기된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통합당 측의 사퇴 요구에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다만 김 의원이 지적했던 대로 윤 당선인은 “(매입 당시) 조사나 검토를 세밀하게 하지 않았던 건 있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자신의 아버지가 쉼터를 관리하며 급여를 받았다는 의혹에도 “정의연 입장에서 그럴 수밖에 없었지만, 결과적으로 친인척을 일하게 했다는 것, 제 개인 입장에서는 아버님께 죄송한 일이지만 공적으로는 옳은 일은 아니었다”고 사과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