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갓’ 문형욱, “성 폭행 사건 3건 직접 지시했다”

입력 2020-05-18 14:14 수정 2020-05-18 15:20
문형욱이 포승에 묶인 채 18일 오후 2시 경북 안동경찰서에서 수사관들과 함께 현관으로 걸어 나오고 있다. 김재산 기자

성 착취물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대화방 ‘n번방’ 운영자로 경찰에 구속된 ‘갓갓’ 문형욱(24·대학생)의 실제 얼굴이 공개됐다.

‘검은색 바지와 반팔 티셔츠를 입고 포승줄에 묶인 문형욱은 다소 초췌한 모습이었지만 시종 태연했다.

경북지방경찰청은 18일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한 문형욱을 대구지검 안동지청에 송치했다.

경찰은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 결정에 따라 검찰로 송치하기 전 이날 오후 2시 안동경찰서 현관 앞에서 문 씨의 얼굴을 공개하고 취재진에게 2~3분 간 사진촬영을 허용했다.

문은 이날 오후 1시 40분쯤 유치장에서 나와 임치 및 급식상황표에 서명을 하는 등 이송준비를 시작했다.

검은색 바지와 검은색 계통의 반팔 티셔츠 입은 그는 오후 2시 정각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던 경찰서 현관 앞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두 손엔 수갑을 차고 포승줄로 묶인 그는 시종 고개를 든 모습이었다.

문은 “피해자에게 할 말이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피해자와 가족분들에게 죄송하다”며 “잘못된 성 관념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고 대답했다.
또 “지금까지 모두 3건의 성 폭행을 직접 지시했으며 전체 피해자들 수는 50여명에 이른다”며 “상품권 90만원을 받은 것이 전부”라고 밝혔다.
얼굴 공개에 대한 심경을 묻는 질문에는 “후회스럽고 죄송하다”고 답했고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과는 “아무 관련 없는 사이”라고 밝혔다.

이날 문 씨 얼굴이 공개된 안동경찰서에는 ‘유투버’를 자처한 20대 남성인 1인 시위를 벌였다. 이 남성은 “5년 전 부터 범죄를 저지른 문형욱이 진작에 검거됐으면 피해자도 없었을 텐데 경찰이 는장을 부리는 바람에 피해자들이 늘었다”며 경찰 수사를 비난했다.

대구에서 왔다는 그는 “갓갓을 추적하면서 작년 3월부터 경찰에 신고했는데 경찰은 돌아가라는 말 만 했다”며 “모든 디지털 성 범죄자들은 극형에 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동경찰서 관계자는 “문 씨는 유치장에서 일반 형사범들과 함께 생활했으며 비교적 평온한 모습으로 특이함 점은 없었다”고 말했다.

문형욱은 2018년 무렵을 중심으로 미성년자들을 상대로 성 착취 영상물을 제작해 텔레그램 대화방에 배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애초 경찰은 성 착취 피해자 10명을 조사했지만 문 씨가 체포된 후 피해자 수가 50여명이 넘는다고 진술함에 따라 11명의 피해자를 추가로 확인, 관련 내용을 범죄사실에 포함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문 씨는 경찰에 신고하려는 피해자 부모 3명을 협박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그가 2015년쯤부터 유사한 범행을 시작했다고 진술함에 따라 2015년 6월쯤 저지른 범행을 추가로 확인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앞으로 추가 피해자를 확인해 보호·지원하고 피의자 여죄와 공범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