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분 교회’ 경찰 압수수색에 “독재때도 없던 일” 반발

입력 2020-05-18 13:38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이 지난 5일 오후 서울 강북구 한빛교회에서 동대문구 소재의 A교회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신앙 훈련을 이유로 신도들에서 인분을 먹게하는 등 가혹행위 의혹을 받는 교회가 경찰이 압수수색 과정에서 불필요한 것을 가져갔다고 반발했다.

18일 뉴시스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구 소재 A교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경찰이 지난 12일 압수수색 과정에서 성경책을 가져가는 등 부적절한 물품을 압수했다”며 “주보 몇 장 끼워진 게 전부인 성경책을 조직적인 가학행위의 증거라고 여겨 가져간 것인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A교회는 “목사 사택을 압수수색 하면서 경찰은 1급 장애인 사모 서재까지 뒤졌다”며 “1급 장애인인 사모는 거실에서 아주 힘들게 버티는 어려운 상황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까지 의혹만 제기된 상황에 경찰은 임의제출 형식으로 얼마든지 필요한 자료를 받아갈 수 있었음에도 교회와 개인 주택까지 들어와 무차별적으로 뒤지고 자료를 가져갔다”고 덧붙였다.

A교회는 “해외 도피 우려와 개연성도 없고, 흉악범죄자도 아닌 담임목사와 가정주부인 피고소인 2명에게 출국금지 조치까지 내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전방위적인 압수수색이 정통 장로교 교회에서 자행된 것은 군사 독재시절에도 없던 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서울 동대문 경찰서는 지난 12일 A교회 사무실과 숙소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A교회가 평소 리더십 훈련을 핑계로 신도들에게 ‘인분 먹기’, ‘돌아가며 매 맞기’, ‘불가마에서 견디기’, ‘공동묘지에서 기도하며 담력 기르기’, ‘잠 안 자고 버티기’ 등 가학적인 행위를 요구했다는 전 신도들의 폭로에서 시작된 의혹이다.

논란이 불거지자 A교회 측은 입장문을 통해 “상처받고 아파하신 모든 분께 죄송하다”며 “특히 병상에 있는 자매님의 일은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방법을 찾아 최대한 돕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유승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