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와 어울렸다”…그날 아버지의 총은 딸을 겨눴다

입력 2020-05-18 13:29
시위에서 여성 인권 보장을 요구하는 파키스탄 여성. 연합뉴스

파키스탄에서 두 소녀가 남성과 함께 찍은 영상이 온라인에 공개되었다는 이유로 가족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18일 AFP 통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파키스탄 북서부 와지리스탄에 사는 10대 소녀 두 명이 지난 14일 살해됐다.

범인은 가족이었다. 가해자는 총 두 명으로, 한 명은 한 소녀의 아버지이고 다른 남성은 또 다른 소녀와 남매지간이었다. 이들은 소녀들에게 총을 쏴 숨지게 했다. 다른 가족들은 소녀들의 시신을 마을 어귀에 묻었다.

살인은 한 동영상 때문에 시작되었다. AFP통신에 따르면 몇 주 전 피해자들이 남성과 키스를 나누는 동영상이 온라인에 퍼졌고 가해자들은 “가족의 명예가 더럽혀졌다”며 살인을 저지른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두 사람 모두 살해한 사실을 인정했다”며 “두 소녀의 나이는 각각 16세와 18세”라고 밝혔다. 경찰은 두 사람 외 용의자 2명도 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에서는 해마다 1000명의 여성이 집안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가족 구성원에게 살해당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홍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