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 거리두기 양분…‘생활 속’ 대 ‘고강도’ 팽팽

입력 2020-05-18 11:00
박원순 서울시장. 연합뉴스

서울시민들이 ‘생활 속 거리두기’냐 ‘고강도 거리두기’냐를 두고 의견이 엇갈렸다.

서울시는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긴급 여론조사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지난 14일부터 15일까지 2일간 리얼미터에 의뢰해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전화조사방식으로 조사했다. 표본신뢰도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다.

서울시민 10명 중 6명(59.2%)은 생활 속 거리두기를 유지하면서 충분히 감염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다시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가야 한다는 응답도 39.3%로 만만찮았다.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이 경각심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시민들은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과 관련한 다양한 의견들도 쏟아냈다.

서울시가 통신사 협조를 받아 이태원 클럽 주변 방문자 휴대전화 명단을 확보한 데 대해서 시민 10명 중 9명(91.7%)이 적절한 조치라고 답했다. 단 개인정보 침해 우려가 있어 부적절하다는 응답도 7.2%로 나타났다.

클럽 방문자 외 이태원 일대 방문자 전원에 대한 검사 이행 명령에 대해서는 10명 중 7명 이상인 75%가 적절하다고, 24.3%이 과도하다고 응답했다.

익명검사 도입을 통한 검사 독려 효과에 대해선 ‘도움이 된다’는 응답이 95.2%(매우 도움 57.5%, 도움되는 편 37.7%), ‘도움이 안된다’는 응답이 3.8%로 집계됐다.

서울 시내 모든 유흥시설에 대한 집합금지 명령에 대해선 응답자의 76%가 현 수준의 강제적 영업 중지 명령이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운영 자제 권고 수준이 적절하다는 의견은 19.6%,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의견은 3.9% 수준이었다.

시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2차감염 확산(64.5%)과 무증상 감염자 등 원인미상 감염 발생(63.9%)이었다. 그 외 확진자 신상공개 등 인권침해 우려가 14.7%, 방역 이유로 개인 정보 침해 우려가 9.3%로 조사됐다

한편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인식이 늘었다. 감염병 종식 예상 시점을 묻자 올해 12월 이후 종식될 것이라는 전망이 53.3%(12월 종식 19.8%, 올해 안에 종식 어렵다 33.5%)로 지난 4월 서울시에서 실시한 조사(4월 10일~12일, 서울시민 1000명) 결과(27.4%) 대비 25.9% 증가했다. 반면 8월 이내 종식 될 것이라는 전망은 28%로 4월(53.2%) 대비 25.2% 감소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 지난 13일부터 시행중인 서울시 지하철 혼잡도에 따른 방역대책에 대해서도 물었다. 서울시민 10명 중 8명(81.6%)은 지하철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대해 알고 있었으며, 응답자의 대다수(98.1%)가 이러한 정책이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방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에는 정부가 발표한 전국민 고용보험제도 본격 도입 추진에 대한 질문도 포함됐다. 서울 시민 10명 중 8명(79.3%)는 전국민 고용보험 제도 도입에 찬성하는 것으로, 반대 의견은 16.5%로 나타났다.

고용보험 도입 범위에 대해선 특수형태근로자(방문교사, 택비, 대리운전 기사 등)를 고용보험 대상에 포함하는 것에 찬성하는 비율이 83.9%로 가장 높았고, 프리랜서(간병, 아동돌봄, 플랫폼노동자 등) 77%, 소상공인(자영업자) 72.6% 순으로 찬성 비율이 높았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