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오거돈 전 부산시장 압수수색…곧 소환 예정

입력 2020-05-18 10:02 수정 2020-05-18 14:30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오 전 시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집행했다.

부산경찰청은 16∼17일 오 전 시장과 사건 관계자에 대한 압수수색을 집행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부산경찰청은 최근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오 전 시장의 휴대전화와 관계자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경찰이 오 전 시장과 사건 관계자의 휴대전화에서 통화 내역이나 문자 메시지 등을 확보하면 성추행 의혹 사건의 실체 규명이 더욱더 빨라질 전망이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압수수색과 관련된 상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오 전 시장에 대한 수사자료 등을 검토한 뒤 빠른 시일 내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오 전 시장의 정무라인 핵심으로 평가받던 신진구 부산시 대외협력보좌관(3급 상당)이 부산시로 복귀하자 부산시공무원노조가 시청 로비에 모여 출근 저지 집회를 여는 등 강력히 반발했다. 부산시공무원노조 소속 노조원 20여명은 이날 오전 8시부터 부산시청 로비에서 신 보좌관의 업무 복귀를 규탄하며 출근 저지 집회를 벌였다.

부산시에 따르면 신 보좌관은 오 전 시장 사퇴 5일 만인 지난달 28일 사직서를 낸 뒤 ‘사직 의사 철회서’를 제출했고, 시가 이를 받아들여 14일부터 업무에 복귀했다.

신 보좌관 복귀는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 등 시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오 전 시장 사퇴 후 정무라인이 무더기로 빠져나가면서 대관업무 공백을 크게 우려한 변 권한대행이 먼저 복귀를 요청했다”면서 “신 보좌관이 한때 공무원 인사 개입 등으로 잡음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김해 신공항 문제, 국비 확보 등을 위한 정치권 소통에만 전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산 공무원 노조는 “상왕 노릇을 해왔던 정무라인의 책임은 어느 누구보다 막중할 것인데 오 시장도 없는 시청에서 누구를 보좌하겠다고 다시 복귀한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하고 “부산시 이미지를 최악으로 실추시키고도 제집 드나들 듯이 사퇴를 번복하고 아무렇지 않게 다시 돌아와 일하는 것은 시정에 혼란과 분열만 야기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변성완 권한대행에 대해 “더 이상 부산시민을 우롱하지 마라”며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신진구 보좌관은 “엄혹한 시기에 질서 있는 정리가 필요하다. 피하는 것이 능사는 아닌 듯하다. 부산시정을 위해 백지장이라도 맞들겠다. 무거운 책임감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