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팀이 서울 공연 기간을 연장했다. 미국 브로드웨이 극장가를 비롯해 전 세계 공연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한파로 얼어붙어 있다. 최대 성수기인 하반기 시즌은 물론, 올 해 공연 재개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국의 공연장은 ‘K방역’ 덕에 오히려 기지개를 켜고 있다.
‘오페라의 유령’ 측은 다음달 27일로 예정됐던 종영일을 8월 8일로 연장했다고 18일 밝혔다. 올해 최고 기대작으로 꼽혔던 영국 국립극장의 ‘워호스’가 코로나19 여파로 내한하지 못하면서 공연을 연장할 수 있었다. 여기다 한국 당국의 철저한 방역 덕분에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방역 체제로 전환된 분위기도 크게 작용했다.
‘오페라의 유령’은 앙상블 배우 중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지난달 1일부터 22일까지 공연을 잠정중단했고 같은 달 23일 공연을 재개했다. 공연이 다시 무대에 오른 후 ‘오페라의 유령’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는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지구상 유일하게 대작이 공연중인 곳은 한국뿐”이라며 “한국이 아니었다면 공연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매체는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 공연되고 있는 것은 놀랍지 않다”며 “안정된 방역시스템과 자발적인 국민 협조 덕분에 (공연 재개가) 가능했다”고 보도했다.
‘오페라의 유령’ 내한 팀의 협력 연출가 라이너 프리드도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 차이퉁’과의 인터뷰에서 “2주 동안 자가격리됐지만 오히려 이 기간 한국의 방역체계를 체감하며 안심했다”며 “한국의 위기관리 능력은 매우 뛰어나다. 진단키트로 검사를 빠르게 실시했고,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문자메시지를 통해 환자 발생 여부, 위치와 시간, 접촉 가능성에 따른 지역별 위험도, 행동 요령 등을 즉각 알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인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지켰고 손 소독제를 어디에서나 사용했다”며 “마스크 착용은 강제가 아니지만 대부분 착용한다”고 덧붙였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