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이스라엘 주재 중국 대사…초기 조사결과 사인은 ‘자연사’

입력 2020-05-18 07:41 수정 2020-05-18 10:03
이스라엘 당국자 “자연사로 보고 경찰 조사”
이스라엘 경찰 “절차에 따라 현장 조사 진행 중”
폼페이오 장관, 지난 13일 이스라엘 방문
폼페이오 막으려다 ‘과로로 인한 돌연사’ 무게

이스라엘에 있는 대사 관저에서 숨진 채 발견된 두웨이 이스라엘 주재 중국 대사가 우크라이나 대사로 재직했을 당시인 2019년 8월 30일 키예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모습. 신화사·뉴시스

이스라엘 정부 당국자는 대사 관저에서 숨진 채 발견된 두웨이(杜偉) 이스라엘 주재 중국 대사의 사인과 관련해 초기 조사 결과는 자연사(自然死)로 추정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이스라엘 경찰은 이번 사건을 자연사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자살이나 타살 등 다른 정황은 아직 보이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스라엘 경찰은 두웨이 대사의 사망을 공식 확인했으며 경찰들이 정식 절차의 일환으로 사망 현장에 있다고 설명했다.

두 대사는 17일 텔아비브 북부 헤르즐리야 지역에 있는 대사 관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올해 58세인 두 대사는 지난 2월 15일 이스라엘에 부임했으며 가족은 이스라엘에서 함께 살지 않는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스라엘 현지 언론들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그가 발견됐을 때 침대에 누워있었고, 외상과 같은 물리적 흔적은 없었다면서 자연사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화 대변인은 그러나 트위터에 사인과 관련한 어떠한 정보도 올리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두 대사의 사망은 마이크 폼페이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13일 하루 일정으로 이스라엘을 방문했던 것과 관련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스라엘을 방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중국 책임론’을 이어갔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스라엘 공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미국)는 전 세계에 걸친 중국의 투자에 대해 우려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스라엘 방문에는 중국 기업이 이스라엘 담수화공장 사업을 수주하려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도 있었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주이스라엘 중국대사관은 폼페이오 장관의 방문 이후 이스라엘 일간지에 기고문을 싣고 “폼페이오 장관의 의혹 제기는 터무니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음모론에 기반하고 있으며 희생양을 찾으려는 심리라고 비난했다.

두 대사도 지난달 이스라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투자는 지정학적·정치적 의도가 아니고 이스라엘의 안보도 위협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두 대사는 폼페이오 장관이 이스라엘에서 펼치는 ‘반(反) 중국’ 활동을 저지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대사의 갑작스런 죽음과 관련해 최종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과로에 의한 돌연사일 것이라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