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오바마, 부패하고 무능…오바마 사람들, 감옥가야”

입력 2020-05-18 06:41
오바마가 공격하자…트럼프, 하루만에 ‘총공격’
트럼프 “오바마, 지독히 무능했던 대통령”
‘오바마 게이트’ 되풀이…“(오바마) 사람들, 감옥가야”
‘트럼프·오바마’ 전쟁, 격화되고 장기화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에서 주말을 보낸 뒤 백악관으로 돌아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향해 “무능한 대통령이었다”면서 “지독히 무능했다”고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자신을 궁지에 몰아넣었던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정치범죄”라며 “(정치공작에 연루된) 사람들은 감옥에 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1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처와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가 “책임 없는 척을 한다”고 비난한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만에 반격에 나선 것이다.

올해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오바마’라는 전·현직 미국 대통령의 정면충돌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12월 5일(현지시간) 시카고에서 열렸던 기후변화 회의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오바마 때리기’에 온 힘을 쏟았다.

그는 대통령 별장인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에서 주말을 보낸 뒤 이날 백악관으로 돌아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훌륭한 주말을 보냈다. 우리는 엄청난 회의들을 많이 했다”면서 “이 나라를 괴롭히는 끔찍한 전염병의 치료법을 만들어내는 것을 포함해 많은 분야에서 엄청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이 오바마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묻자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오바마)는 무능한 대통령이었다”면서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말의 전부다. 지독히 무능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서도 공격을 이어갔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는 미국 역사상 가장 부패하고 무능했던 행정부 중 하나로 드러나고 있다”면서 “기억하라, 그(오바마)와 ‘졸린 조(조 바이든 전 부통령)’가 내가 백악관에 있는 이유들”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다른 트위터 글에서는 ‘오바마 게이트’라는 한 단어를 올렸다. ‘오바마 게이트’는 트럼프 대통령을 괴롭혔던 ‘러시아 스캔들’이 오바마 행정부의 정치공작이었다는 의미로,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신조어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TV 인터뷰를 통해서도 오바마 행정부가 자신을 겨냥해 정치공작을 꾸몄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오바마 행정부 말기 자신의 최측근인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수사했던 것을 문제 삼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육군 중장 출신인 플린에 대해 ‘장군’이라는 호칭을 쓰면서 영웅이라고 치켜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FBI)가 쫓았던 인물은 플린 장군이 아니었다”면서 “그들은 플린이 나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이야기를 꾸며내길 원했다”고 주장했다. FBI 수사의 타깃은 플린이 아니라 트럼프 자신이었다는 것이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도 그런 행동(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면서 “플린 장군과 (수사를 함께 받은) 다른 사람들은 영웅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수치스럽다”면서 “사람들은 이 일로 감옥에 가야 하며, 많은 사람들은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내가 공화당원이 아니라 민주당원이었다면 나는 (이 사건에 연루된) 모든 사람들이 오래 전에 감옥에 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50년형을 받았을 것이라는 나는 말한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은 미국 역사가 가장 거대한 정치적 사기고, 거짓말”이라며 “어떤 대통령도 (이런 일을) 겪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자신이 오마바 행정부가 조작한 정치공작의 희생양이었음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미국 법무부는 FBI 수사가 적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플린에 대한 기소를 취소키로 결정해 엄청난 후폭풍이 불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오바마 전 대통령은 16일 78개 흑인대학 연합체(HBCU) 소속의 졸업생들에게 한 졸업 축사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코로나 대처에 대해 “심지어 책임이 없는 척을 한다”고 맹비난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이 바로 다음 날 반격한 것이다.

올해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트럼프·오바마’ 전쟁으로 표현되는 이들 전·현직 대통령의 싸움은 더욱 거세지고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