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만 동의한 “등교 미뤄달라” 청원…교육부 “대입 고려해 결정”

입력 2020-05-18 05:35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박백범 교육부차관은 17일 ‘등교시기를 미뤄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은 것과 관련, 고등학교 3학년의 대학입시 준비 등의 상황을 고려해 등교를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박 차관은 이날 오후 5시쯤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등교수업 대비 학생 분산방안 점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취업을 준비하는 아이들,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우리 고3 학생들과 같은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등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앞서 한 청원인은 지난달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등교 개학 시기를 미뤄주시기 바란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은 18일 오전 5시25분 기준 약 22만6006명의 동의를 얻었다. 이미 지난 15일 청와대의 답변 조건인 ‘20만명 이상 동의’ 기준을 충족했으나, 이후에도 동의자 수가 계속 늘어나는 상태다.

박 차관은 “고3 학생들은 사회로 진출하거나 상급학교로의 진학을 준비하는 마지막 단계에 와 있다”며 “학생들의 지난 11년간의 준비가 코로나19라는 불가항력적 상황으로 인해 무위로 돌아가도록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취업 등 사회 진출을 목전에 두고 실습수업을 통한 자격증 취득여부가 중요한 특성화고 학생, 각종 대회에서의 실적이 필요한 예술·체육 분야 진료를 꿈꾸는 학생에게는 학교의 지원과 선생님의 지도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학생들을 통제하기 어려워 방역에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답했다. 박 차관은 “등·하교 시간은 시차제를 두고 있다”면서 “3학년 등교하는 시간, 1학년 등교하는 시간과 6학년 등교하는 시간을 다르게 한다든지, 쉬는 시간 복도에서 일방통행식으로 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생님들이 학생 전부를 쉬는 시간에 지도할 수가 없기 때문에 코로나19가 종식되기 전까지는 보조인력을 채용해 생활지도를 부탁드리려 한다”며 “등교가 개시가 되면 더 많은 인력이 보조인력으로 채용이 돼서 선생님들을 보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날 오는 20일 고3을 시작으로 27일 고2·중3·초등1~2·유치원생, 다음달 3일 고1·중2·초3~4, 다음달 8일 중1·초5~6이 순차적으로 등교 개학에 돌입하는 방안을 예정대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