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인권 지키려던 5·18 젊은이 희생 기억되길”

입력 2020-05-17 22:27
프란치스코 교황. AP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인권에 목숨을 바친 희생이 기억되길 바란다는 특별메시지를 전했다.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는 17일 천주교 광주대교구 임동 주교좌 성당에서 봉헌된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미사에서 “교황께서 1980년에 일어난 5·18의 40주년을 기념한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하셨으며 특히 인권을 수호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젊은이들의 희생이 기억되길 기도했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메시지에서 “개인의 존엄성과 권리 존중, 생명 보호 등 사회 질서를 형성하는 데 광주의 교회가 계속 역할을 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기념행사가 평화와 화해를 이루는 데 기여하고 한국 국민들 마음속에 연대와 형제애를 증진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17일 오후 광주 임동주교좌성당에서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미사가 봉헌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기념미사는 ‘우리는 그날처럼 살고 있습니까?-대동사회를 살아가기 위한 나눔과 연대’라는 주제로 열렸다. 광주대교구장인 김희중 대주교가 주례하고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 등 주교단과 사제단이 공동 집전했다.

이날 미사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전 신청자를 받아 실내 300여명, 실외 100여명 등 모두 400여명만 참석했다.

염수정 추기경은 “교황은 역사를 왜곡하고 조작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에 바탕을 둘 때 새로운 삶을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길이 열린다고 말씀하셨다”며 “우리가 5·18을 기억하는 것은 평화를 이루고자 하는 것이다. 이런 비극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기억의 지킴이가 되자”고 말했다. 염 추기경이 5·18 기념미사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희중 대주교도 강론에서 현재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어려운 가운데 우리 국민들이 성숙한 시민의식을 갖고 나눔과 대동 정신을 실천해 많은 국가로부터 희망이 되고 있다며 “5·18을 경험했던 민주시민의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대주교는 “40년이 지났지만, 진압군 최고 책임자와 발포 명령자가 누군지 정확한 역사를 기록하지 못했고 진실 어린 사과도 듣지 못했다. 5·18은 현재 진행형”이라며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이날 사제들과 신도들은 5·18 정신을 담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며 미사를 마무리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