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1000원 벽돌로 지은 집” 위안부 쉼터 논란 잇따라

입력 2020-05-17 17:29 수정 2020-05-17 17:39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쉼터 목적으로 구입해 운영한 경기도 안성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이하 쉼터)’의 매매·운영 관련 의혹에 대해 “송구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인근 시세보다 높은 가격으로 쉼터를 구입한 경위와 지난달 매입가에 비해 헐값에 매각된 과정 등 관련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17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의연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2013년 9월 경기도 안성 금광면 상중리의 2층짜리 단독주택을 7억5000만원에 구입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쉼터로 쓰기 위한 것이었는데, 현대중공업에서 받은 10억원의 기부금으로 구입대금과 인테리어 비용을 댔다.

그러나 구입대금이 당시 시세보다 높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에 따르면 2011~2015년 인근 지역 단독주택은 6500만~2억원 수준에서 거래됐다. 인근의 한 부동산업자는 “당시 스틸하우스 공법으로 심플하게 지었다고 하면 통상 평당 300만~350만원 정도가 건축비로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쉼터 건물의 연면적(195.98㎡)을 고려하면 통상적으로 건축비는 약 2억원 안팎이다. 토지 가격을 넉넉히 친다 해도 7억5000만원은 과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주택 내에 들어가는 자재에 따라 건축비는 천차만별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쉼터 토지와 건물 보유자였던 건설업체 대표 김모씨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스틸하우스도 잘 지으려면 550만~600만원까지 가격이 높아진다. 거기다 남들 400원짜리 벽돌 쓸 때 1000원짜리를 쓰는 등 비싼 고급자재들만 사용했다. 안성에서 제일 잘 지은 집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9억원 정도가 들었는데 위안부 할머니들 쉼터로 쓸 거라고 해서 오히려 7억5000만원으로 깎아서 팔았던 것”이라고 난감해 했다.

쉼터가 지난달 23일 매입가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4억2000만원에 팔린 점을 두고서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정의연은 2016년부터 쉼터 사업 중단을 결정하고 토지와 건축물을 팔기 위해 매물로 내놨지만 그간 선뜻 사겠다고 나서는 이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의뢰를 받았던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지난해 6월쯤 윤미향 전 정의연 이사장으로부터 팔아 달라고 연락이 왔고, 4억5000만원에 물건을 내놓기로 했었다”며 “갑자기 3월쯤에 다른 고객을 통해서 그 집이 나갔다는 소식을 갑작스레 들었다”고 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 역시 “갑자기 어디서 매매가 돼 버렸다”고 황당해 하면서도 헐값 매각 논란에는 “지난해부터 화장터가 들어온다고 해서 땅값이 떨어진 측면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정의연은 “결과적으로 기부금 손실이 발생해 송구하다”고 밝혔다.

최지웅 기자, 안성=정우진 기자 wo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