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판정 검사에서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은 이들의 육군 기초군사훈련 기간이 기존 4주에서 3주로 단축될 전망이다. 하지만 전쟁 등 유사시 예비전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육군의 특성상 훈련 기간 축소가 예비전력의 전투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방부는 17일 보충역의 육군 기초군사훈련 기간을 4주에서 3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지난해부터 육군 보충역 훈련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을 논의해왔다. 군별로 보충역 훈련 기간이 달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해군과 해병대는 올해부터 보충역 훈련을 3주로 단축해 시행하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 선수도 최근 해병대에서 3주간 훈련을 받았다.
하지만 해군·해병대보다 예비전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육군이 보충역의 훈련 기간을 줄이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육군의 경우 유사시 예비전력에 대한 수요가 해군과 해병대와 비교해 높은 편”이라며 “지금도 보충역의 사격 수준이 현역과 비교해 크게 떨어지는데, 훈련 기간을 단축한다는 것은 전력 약화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훈련 기간 축소가 사격 등 유사시 필수적인 전술을 숙달하는 데 지장을 준다는 얘기다. 신 위원은 또 “현재 4주간 훈련을 한다고 해도 실제 훈련 기간은 최대 3주 정도인데, 앞으로는 2주 내에 사격 등 전술에 필요한 것들을 숙지시키겠다는 것”이라며 “예비전력 강화로 인구 감소에 따른 병력 감소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국방부의 설명과는 반대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군 관계자도 “장비 의존도가 큰 해군과 달리 육군은 전쟁을 수행하는 데 인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며 “훈련 기간이 짧아지면 보충역이 예비전력으로 증원됐을 때 제 역할을 수행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각 군별 보충역의 훈련 기간이 상이해 이를 통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도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