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트럼프 비판한 주프랑스 중국 대사관 ‘민망’

입력 2020-05-17 16:55
주프랑스 중국 대사관의 트럼프 풍자 만화. 트위터. 연합뉴스

주프랑스 중국 대사관이 만화를 동원한 여론전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조롱하는 데 프랑스와 중국 내에서도 정도가 지나치다는 반응이 나온다.

주프랑스 중국 대사관은 최근 트위터에 ’트럼프는 왜 도망가는가’라는 제목의 8칸짜리 만화를 올렸다. 만화에는 지구본 모양의 머리를 한 남성이 코로나19 바이러스로 보이는 한 남성과 팔씨름을 하고 있다. 뒤에 'WHO'(세계보건기구), 'NGO'(비정부기구), 'Red Cross'(적십자사) 등의 표지가 쓰인 티셔츠를 입은 남성들이 지구본 모양 남성을 열심히 응원하고 있다.

하지만 성조기 문양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은 트럼프 대통령의 머리 모양을 한 남성은 “단지 독감이야”라며 이를 훼방하고 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 방역을 위하 단합하고 있는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만 다른 소리를 낸다며 풍자한 만화로 보인다. 하지만 이내 코로나19를 상징하는 남성이 트럼프 대통령을 뒤쫓으며 만화는 끝난다.

주프랑스 중국 대사관의 이런 만화 풍자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번에는 당나귀와 코끼리가 판다 곰에게 활을 쏘는 만화를 올렸는데 이는 중국에 공격을 퍼붓는 미국 정가를 비꼰 것이다.

또 지난달 서방의 코로나19 대응을 느림보라고 비판하며 “프랑스 양로원 직원들이 한밤 중에 자신의 임무를 포기해 수용자들을 굶고 병들어 죽게 했다”고 주장해 프랑새 내에서 반감을 샀다.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도 직접 나서 루사예(盧沙野) 프랑스 주재 중국대사를 초치해 강력하게 항의한 바 있다.

중국 대사관들이 이렇게 온라인 홍보전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중국 본토의 주문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풀이된다. 중국 외교관 내에 세대교체가 이뤄졌으며 중국에 대한 오해와 비난에 적극 맞서는 모습이라는 방증이다.

다만 수잔 셔크 전 미국 국무부 차관보는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중국의 이같은 전략이 장기적으로는 불신의 씨앗을 뿌릴 것”이라며 “중국의 이익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