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 폭행, 사과할 마음 있나” 묻자 침묵한 가해자

입력 2020-05-17 15:24
한 주민과의 갈등 끝에 극단적 선택을 한 아파트 경비원이 근무하던 서울 강북구의 아파트 초소 앞에 지난 11일 분향소가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서울 강북구 한 아파트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최희석씨가 주민 갑질에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가해자 A씨(49)를 소환했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17일 오후 1시쯤 50대 경비원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 A씨를 소환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상해와 폭행 등의 혐의로 지난달 28일 입건됐다. 그는 이날 출석하면서 ‘폭행을 인정하느냐’ ‘사과할 생각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았으나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조사실로 향했다.

앞서 A씨는 지난달 21일 아파트 단지 내에서 이중 주차한 본인의 승용차를 밀어 옮기던 경비원 최씨와 다툼을 벌였다. CCTV에는 A씨가 최씨를 폭행하며 어디론가 끌고 가는 장면이 그대로 담겼다.

주민들의 추모 메시지. 연합뉴스

이후 최씨는 지난달 28일 경찰에 A씨를 고소했다. 고소장에는 하루 전까지 A씨가 경비실을 찾아와 코뼈를 부러뜨리는 등 폭행을 가했다는 주장이 담겨있다. 지속해서 A씨의 폭언과 폭행에 시달리던 최씨는 지난 10일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 사건은 지난 11일 해당 아파트 주민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저희 아파트 경비 아저씨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 청원은 빠른 속도로 정부 답변 기준인 20만명 참여를 돌파했으며, 17일 오후 2시 기준 38만5000여명이 동의했다.

A씨는 “폭행 사실이 없고 주민들이 허위나 과장된 주장을 하고 있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