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마치고 싶었는데 풀리지 않았어요. 위기에서 연결하는 능력이 부족했습니다.”
유현주(26)는 제42회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챔피언십에서 배출된 스타플레이어다. 여자골프 세계 랭킹 3위 박성현(27)이 이변에 휩쓸려 컷 탈락하고, 임희정(21)·배선우(26)가 우승을 경쟁할 때 유현주는 남다른 패션 센스로 주목을 끌어 대회 내내 인터넷 포털 사이트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순위에 오르내렸다.
분명한 것은 유현주가 KLPGA 투어 사상 최다 인원인 150명의 경쟁에서 연일 컷오프를 통과해 마지막 라운드까지 진출한 72명의 생존자 중 하나라는 사실이다. 유현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서 세계 프로골프 투어 최초로 재개된 KLPGA 챔피언십을 완주한 뒤 “쇼트게임에서 기량을 높이겠다”고 다짐했다. 팬의 시선이 그에게 쏠렸지만, 그의 시선은 이번 대회에서 찾은 자신의 결점으로 향했다.
유현주는 17일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파72·6540야드)에서 열린 KLPGA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1개와 보기 4개로 3타를 잃었다. 최종 합계 1언더파 287타로 대회를 완주했다. 아직 경기가 진행 중인 오후 2시 현재 유현주의 순위는 공동 50위다. 전날보다 19계단이나 내려갔다. 톱10 진입은 사실상 불발됐다.
유현주는 “파 세이브를 지키는 능력, 쇼트게임의 기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결국 연습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 올해 첫 대회에 출전해 자극을 얻었다”고 말했다.
유현주는 경기력 이외에 주목을 끈 패션 센스에 대해서도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유현주는 대회 내내 다른 의상을 택해 필드로 나왔고, 이날은 검은색·흰색 줄무늬 상의에 흰색 치마를 입고 출전했다. 대중의 주목을 끌고 환호를 이끌어내는 일도 프로의 세계에서 결국 경기의 일부로서 존재한다는 사실을 유현주도 알고 있다.
유현주는 “감사하다. 선수로서 기쁘고 감사하다고 생각한다. 겉모습을 부각하는 일이 부정적이라고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나에게 외모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겉모습으로만 관심을 받으려 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2부 투어에서 생활했던 유현주에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무관중은 그저 낯선 환경이 아니다. 유현주는 “2부 투어 경험이 있어 필드의 적막은 생소하지 않았다. 필드 안팎의 열기를 느껴 응원은 충분히 받은 것 같다”며 웃었다.
양주=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