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40주년 기념식 최후항쟁지에서 처음 열린다.

입력 2020-05-17 13:28 수정 2020-05-17 13:41

5·18민주화운동 제40주년 기념식이 18일 오전 10시 광주 궁동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서 정부 주요인사와 여·야 정치권 인사, 5월 단체 회원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수된다.

기념식이 최후항쟁지인 5·18 민주광장에서 열리는 것은 1997년 5·18민주화운동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까지 5·18기념식은 5월 희생자들이 안장된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해마다 개최됐다.

제40주년인 올해는 1980년 당시 전남도청 앞 분수대를 중심으로 수만 명의 시민과 학생들이 모여 ‘민족민주화대성회’를 열고 횃불행진을 했던 민주광장에서 기념식을 갖게 됐다.

기념식을 주관하는 국가보훈처는 5·18민주광장은 그 당시 항쟁지도부와 시민·학생들이 민주화를 외쳤고 마지막 항쟁을 했던 상징적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국가보훈처는 당초 1만여 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40주년 기념행사를 계획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참석 인원을 대폭 줄였다. 해마다 4000~5000명이 참석하던 참석 인원도 올해는 400여명으로 대폭 줄였다.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기념식은 방송인 김제동의 사회로 도입 영상 상영, 국민의례, 경과보고, 편지낭독, 기념사, 기념공연,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등으로 순으로 1시간 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도입 영상 상영은 5·18 민주화운동을 주제로 다룬 영화 ‘택시운전사’ ‘화려한 휴가’ ‘26년’ 등의 주요장면을 담았다.

국민의례에서는 김용택 시인이 기념식을 위해 집필한 ‘바람이 일었던 곳’이라는 묵념사를 낭독한다.

해다마 5월 단체 대표들이 진행하던 경과보고는 5·18 희생자 조카인 조선대 차경태군과 부상자 자녀인 조선대 김륜이 양이 맡는다.

남여대학생이 경과보고를 하는 것은 5·18을 단순히 지나간 과거가 아닌 살아있는 역사로 제대로 알고 후손들에게 자랑스럽게 물려주자는 의미다.

민주화운동 당시 남편이 억울하게 희생된 가족의 사연도 소개된다. 최정희(73)할머니는 5·18 당시 행방불명된 뒤 광주교도소에서 암매장된 주검으로 발견된 남편 고 임은택씨의 이야기를 편지에 담아 낭독한다.

부산 출신의 최 할머니는 남편과 부산 국제시장에서 만나 결혼생활을 하다가 전남 담양으로 이사 한 뒤 2년여 만에 발생한 5·18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남편을 잃었다. 1980년 5월 21일 계엄군에 의해 숨진 남편 고 임씨는 같은 달 31일 광주교도소에서 싸늘한 사체로 발견됐다.

이어 기념공연에서는 작곡가 정재일과 영화감독 장민승이 제작한 ‘내 정은 청산이오’'가 처음 공개된다. 5·18 40주년 헌정곡으로 오케스트라와 남도의 음악, 중창, 랩 등이 어우러진다.

40주년 기념식은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 제창여부를 두고 지루한 논란이 반복된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을 참석자 전원이 일어나 제창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국가보훈처는 코로나19감염을 막는 차원에서 기념식장에 울타리를 설치해 출입증을 가진 경우만 입장을 허용하기로 했다. 참석자 전원은 문진표를 작성해 코로나19의심증상 여부를 확인하고 출입구에서 발열검사를 실시해 37.5℃가 넘으면 행사장 진입을 불허한다.

참석자들은 서로 일정 거리를 두고 착석하고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행사장 전용 선별진료소도 확보했다.

앞서 17일 오전 국립5·18민주묘지에서는 5월 영령들의 넋을 위로하는 추모제가 열렸다. 유족회 주관으로 진행된 추모제에는 상복을 차려입은 유족과 시민 등 2백여 명이 참석했다.

전통 제례로 치러진 추모제가 끝난 뒤에는 추모식이 이어졌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은 추모사에서 “역사는 올바르게 기억하고 기록할 때 강한 힘을 가진다”며 “본격 활동에 들어간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를 적극 뒷받침해 그날의 진실이 명명백백 밝혀지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립5·18민주묘지 관리사무소는 지난 1일부터 16일까지 전국 각지에서 4만3502명의 참배객이 5·18민주묘지에 다녀갔다고 밝혔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