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 문학의 결정본”…황석영 중단편 전집 새롭게 출간

입력 2020-05-17 13:06

소설가 황석영(77)의 중단편을 묶은 전집(사진)이 새롭게 출간됐다. 전집을 출간한 문학동네는 “황석영 문학의 50여년을 결정본으로 만날 수 있게 되었다”고 소개했다.

전집은 모두 3권으로 구성됐다. 1권에는 등단작 ‘입석 부근’을 포함해 ‘탑’ ‘돌아온 사람’ ‘낙타누깔’이 담겼다. 2권에는 ‘삼포 가는 길’ ‘돼지꿈’ 등이 수록됐으며, 3권에는 그의 신작인 ‘만각 스님’ 등이 실려 있다. 이 밖에 황석영 문학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중편 ‘객지’와 ‘한씨연대기’는 각각 독립된 단행본으로 다시 만들어졌다.

1943년 만주 창춘(長春)에서 태어난 황석영은 열아홉 살이던 62년 ‘입석 부근’으로 사상계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대하소설 ‘장길산’을 비롯해 장편 ‘무기의 그늘’ ‘손님’ ‘오래된 정원’ 등을 발표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66년 해병대에 입대해 베트남전에 참전했으며, 74년에는 진보 성향 단체인 자유실천문인협의회 창립을 주도했다. 85년에는 광주민주화운동에 관한 최초의 체계적 기록물로 꼽히는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의 넘어’를 발표했고 89년에는 방북을 강행해 화제의 중심에 섰었다.

문학평론가 신형철은 황석영이 ‘한국문학사’의 한 챕터를 완성하고, 방북을 통해 ‘북한문학사’를 끌어안았으며, 현재는 ‘세계문학사’에 참여하는 작가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개인과 문학과 공동체, 한 사람이 세 층위의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려다 보니 남한과 북한과 세계를 다 살아내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이런 일을 한 한국 작가는 지금까지도 한 사람뿐이다. 그의 중단편은 ‘위대한 유산’의 공간”이라고 평가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