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올해도 광주에서 열리는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다. 달빛동맹으로 맺어진 두 도시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더 가까워졌다.
17일 대구시에 따르면 광주 5·18 민주광장에서 개최되는 제40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권영진 대구시장과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관계자 등 대구대표단이 참석한다. 두 도시가 맺은 달빛동맹을 더 단단하게 다지고 동서화합의 의미를 널리 알리기 위함이다.
대구와 광주는 각각 영남과 호남을 대표하는 두 도시로서 영호남 갈등을 해소하고 국민대통합의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2013년 3월 상호 협력을 약속하는 ‘달빛동맹’을 체결했다. 대구와 광주의 옛 지명인 ‘달구벌’과 ‘빛고을’의 앞 글자를 따 이름을 지었다. 이후 8년째 대구는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광주는 2·28민주운동 기념식에 교차 방문하고 있다. 두 도시의 방문단은 대부분 시장이 단장이었지만 상황에 따라 부시장이 단장을 맡았을 때도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대구 2·28민주운동 기념식이 열리지 않아 광주의 방문이 아쉽게 무산됐다. 하지만 최근에 코로나19 상황이 안정세를 이어가면서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는 대구가 참석할 수 있게 됐다.
코로나19 사태 때도 두 도시는 달빛동맹의 우정을 뽐냈다. 지난 2월 초 광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대구시가 가장 먼저 광주시로 달려가 보건용 마스크 1만장을 지원했다. 대구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하자 광주시는 곧바로 대구시에 보건용 마스크 4만장, 생필품세트 2000개 등 구호물품을 수차례 지원했다.
특히 확진자 급증에 따른 병상부족으로 대구가 애를 태우고 있을 때 이용섭 광주시장은 지난 3월 1일 ‘광주공동체 특별담화’를 발표하고 대구 환자 32명에게 광주 빛고을전남대병원 병상을 지원했다. 당시 이 시장은 “1980년 5월 고립됐던 광주가 외롭지 않았던 이유는 뜻을 함께한 수많은 연대 손길 덕분”이라며 “대구와 광주는 달빛동맹으로 맺은 형제 도시”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광주의 지원으로 환자들은 완치 후 대구로 돌아올 수 있었다. 또 광주시의사회가 ‘달빛의료지원단’을 구성해 대구를 찾아왔고 광주의 시민과 기업, 민간단체들이 앞 다퉈 대구시에 구호물품 및 성금을 전해왔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광주시민의 따뜻한 온정에 대구시민들은 힘든 상황에서도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며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사태를 이겨나가는 대구와 광주의 달빛동맹 연대는 지금 이 순간에도 더욱 단단해지고 있으며 화합의 상징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