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이틀 앞둔 16일 당시 최고 책임자인 전두환씨(89) 자택 인근에서 진상 규명과 사죄를 촉구하는 차량 행진이 벌어졌다.
‘5·18 광주항쟁 40주년 기념사업 시민추진위원회’(추진위)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를 출발해 전씨 자택이 있는 서대문구 연희동으로 향하는 차량 행진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한 ‘드라이브 스루’ 집회를 열었다.
추진위는 “우리는 사죄조차 하지 않는 학살자 전두환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아직도 참회하지 않는 책임자들에게 심판을 내리는 투쟁이자 광주항쟁의 순수함을 훼손하는 세력에 대한 오월 세대의 경고”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날은 주최 측 추산 70여대의 차량이 함께했다. 포승줄에 묶인 채 무릎을 꿇은 전씨의 대형 조형물을 실은 트럭을 필두로 움직였다. 참여자들은 ‘오월정신 계승’ ‘촛불혁명 완수’ 등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와 태극기를 차에 달고 줄지어 이동했다.
전씨 자택 인근인 궁말어린이공원에 도착해서는 경적을 울리며 항의를 표하기도 했다. 이후 드라이브 스루 집회를 열고 “살인마 전두환이 광주항쟁을 폄훼하고 알츠하이머 핑계를 대며 재판을 연기하면서도 골프를 치러 다니는 등 당당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광주항쟁을 부정하는 적폐세력들이 든든한 바람막이가 돼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학살 주범인 전두환은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며 “5·18 진상 규명과 전두환 사죄 촉구를 시작으로 5·18 광주민중항쟁을 대한민국의 역사에 굳건히 세우고 촛불혁명을 완성하기 위한 투쟁을 침하게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광주에서도 전씨를 향한 비판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동구 상무관 앞에는 전씨를 풍자하는 그림이 바닥에 깔렸다. 5·18 민주광장에 놓인 전씨 풍자 동상은 녹물을 뒤집어썼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