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폐쇄 조치로 일자리를 잃고 가족들과 함께 걸어서 고향으로 돌아가던 인도 여성이 거리에서 딸을 출산한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여성은 갓 태어난 딸을 안은 채 고향에 도착할 때까지 160㎞를 더 걸었다.
13일(현지시간) 미 CNN 등에 따르면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이 여성은 코로나19로 수입을 잃고 마하라슈트라주 나시크를 떠나 가족들과 고향인 마디아프라데시주 사트나로 길을 나섰다.
하지만 인도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내린 국가봉쇄령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어 고향까지 걸어서 가야했다.
그는 남편과 함께 4자녀를 데리고 길을 걷던 중 지난 5일 길 위에서 분만을 해야 했다. 출산 후 1시간30분 정도 휴식만 취한 후 갓 태어난 딸을 안은 채 다시 걸어야만 했다.
그는 4일 동안 160㎞를 더 걸어 마디아프라데시주 경계의 검문소에서 도착한 뒤에야 검문소 책임자에 의해 보호시설에 수용돼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검문소 책임자 카비타 카네시는 “이 가족은 돈도 없었고 두 다리 외에 어떤 교통수단도 없었다. 아무도 갓난아이를 안고 있는 이 여성을 태워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도에서는 수많은 이주 노동자들이 대도시를 떠나 공향 마을로 돌아가고 있지만 국가봉쇄령으로 대중교통이 대부분 운행하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걸어서 고향으로 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미 존스홉킨스 대학 집계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지금까지 7만8000명이 넘는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해 2551명이 사망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