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봉?… 밥값에 ‘코로나19 요금’ 더 받는 美 식당들

입력 2020-05-16 00:05
미국 한 식당 영수증에 찍힌 코로나19 추가 요금. 트위터 캡처

미국의 일부 식당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식자재 가격 상승을 이유로 배달·포장 음식에 ‘코로나19 할증료’를 청구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미주리주에서는 최근 음식값에 5%의 코로나19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식당과 카페가 등장했다. 미주리주 웨스트플레인의 ‘키코 스테이크 하우스’는 이번 주부터 코로나19 할증료를 손님에게 청구했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육류 공급 등이 차질을 빚으면서 식자재 원가가 상승하자 동네 식당 주인들이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미국의 한 식당에 붙은 코로나19 추가 요금 안내문. 트위터 캡처

미 노동부가 전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4월 식료품 물가는 2.6% 상승했다. 한 달 상승률로는 46년 만에 최대치였다. 계란은 16.1% 급등했고, 가금류(4.7%)와 쇠고기(3.7%), 돼지고기(3.0%), 빵(3.7%) 가격이 모두 올랐다.

키코 스테이크 하우스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소고기와 돼지고기, 해산물과 농산물 가격이 상승해 모든 메뉴의 가격을 올리는 대신에 추가 요금을 부과하기로 했다”며 “원재료 수급 사정이 나아지면 추가 요금은 낮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영업을 근근이 유지하고 종업원에게 임금을 주기 위해선 코로나19 할증료는 불가피한 조치라는 게 식당 측의 입장이다. 코로나19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은 테네시, 미시간, 캘리포니아주 식당으로 번지고 있다.

대다수 고객들은 “원가 상승 부담을 손님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불만을 표하고 이다. 코로나19 할증료가 찍힌 영수증을 SNS에 올리면서 적극적으로 불만을 표시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다만 일부에서는 “어려운 동네 식당을 돕기 위해 추가 요금을 선뜻 내겠다”는 반응도 나온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