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쪄서 중환자실” 존슨 총리, 6㎏ 빼고 ‘비만과 전쟁’ 선포

입력 2020-05-16 00:33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AFP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 노력의 하나로 ‘비만과의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15일 영국 더타임스는 과거 설탕세에 반대하는 등 비만 문제에 소극적이었던 존슨 총리가 코로나19를 계기로 비만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존슨 총리가 코로나19로 중환자실인 중증치료병상(ICU)에서 집중치료를 받게 된 것도 본인의 비만 때문이란 사실을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이어 영국 내 코로나19 사망자 가운데 4명 중 1명이 당뇨병 환자였던 것 역시 존슨 총리가 비만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된 이유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존슨 총리의 이런 모습은 정부가 개인 생활을 보호하고 통제하는 ‘복지 국가’에 반대 견해를 견지해왔던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변화다. 그는 각료들에게도 자신의 비만 문제에 대한 견해가 바뀌었다고 전하며, 비만 문제 해결을 위해 새로운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본인도 퇴원 후 6㎏ 이상 체중을 감량하는 등 비만 문제에 관한 관심을 몸소 보여줬다.

비만은 당뇨병과 심장 질환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알려졌으며, 코로나19 감염 시 예후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영국 글래스고대 연구진은 비만인 환자가 코로나19 감염 시 증세가 일반 환자보다 2배 이상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14일 발표된 국민보건서비스(NHS) 자료에 의하면 지난 3월 1일 이후 발생한 코로나19 사망자 2만2332명 중 26%는 당뇨병, 18%는 치매, 15%는 만성 폐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자 가운데 60%가 남성으로, 여성보다 남성이 코로나19에 취약하다는 점이 재확인됐다.

NHS 당뇨병 특별고문인 파샤 카는 “당뇨병 환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될 확률이 높다는 증거는 없으나 사망률을 높인다는 것은 명확해졌다”고 말했다.

한명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