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세 할머니도 ‘코로나’와 싸워 이겼다”

입력 2020-05-15 14:51 수정 2020-05-15 15:21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최고령인 최모(104) 할머니가 15일 퇴원하면서 포항의료원 관계자들로부터 축하받고 있다. 포항의료원 제공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최고령인 최모(104) 할머니가 15일 퇴원했다.

15일 경북도와 경북도립 포항의료원에 따르면 최 할머니는 두 달이 넘는 코로나19 치료 끝에 이날 오전 퇴원 수속을 밟은 뒤 엠블런스를 이용해 경산 서린요양원으로 돌아갔다.

지난 2012년부터 경산 서린요양원에서 생활하던 최 할머니는 요양원에 코로나19 환자가 집단 발생하던 3월 10일 양성 판정을 받고 포항의료원으로 이송됐다. 최 할머니는 포항의료원에서 67일 동안 치료를 받았다.

최 할머니를 치료한 포항의료원 의료진들이 축하 꽃다발을 전해 주고 있다. 포항의료원 제공

천식을 앓아 온 할머니는 한때 폐렴 증세가 악화해 산소호흡기 치료를 받았고 장염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상태가 좋아졌다.

최근 수차례 검사에서 음성과 양성을 오가던 중 지난 13일과 14일 잇따라 음성판정이 나와 이날 퇴원하기에 이르렀다.

최 할머니는 휠체어를 타고 의료진 도움을 받고서 병원 문을 나서면서 잠시 손을 들어 보였다. 몰려든 취재진에게 특별한 얘기는 하지 않았다.

의료진은 최 할머니에게 준비한 꽃다발을 전달했다.
포항의료원 관계자는 “퇴원을 축하드립니다. 건강하십시오”라고 쓴 현수막을 들고 완치를 축하했다.

최 할머니 치료를 담당해온 김기수 포항의료원 내과과장은 “낙상이나 욕창, 우울증 발생을 신경 썼고 컨디션 변화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할머니가 건강하게 퇴원해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은숙 간호부장은 “할머니가 젊었을 때 예뻐서 병동에선 꽃님이라고 불렀다”며 “할머니가 의료진에게 고맙다거나 고생한다고 얘기하고 웃을 때가 보람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북도 보건정책과 관계자는 “67일 동안 12번의 검사를 받는 등 끈기 있게 치료를 받은 최 할머니의 사례를 통해 고령자들도 완치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된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포항=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