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있다” 거짓말한 ‘클럽 확진자’ 아버지, 서울·인천 활보

입력 2020-05-15 13:31 수정 2020-05-15 13:33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 입구에 이태원클럽 등을 방문한 환자 및 동거가족에 대한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서울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아들과 접촉한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60대 아버지가 자가격리 수칙을 어기고 서울, 인천 등을 방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시 부평구는 자가격리 지침을 위반한 A씨(63)를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할지 검토 중이라고 15일 밝혔다. A씨는 이태원 클럽 방문 후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인 용산구 거주 30대 남성 B씨의 아버지다.

A씨는 B씨가 확진되자 지난 10일 검사를 받고 자가격리 대상에 포함됐다. 그는 10일 검사 때 코로나19 진단 검사에서 음성 반응을 보였으나, 14일 재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아 인천의료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자가격리 기간 “위치추적 앱을 설치하라”는 방역당국의 지시에 “설치할 줄 모른다”면서 따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담당공무원이 전화를 걸어 위치를 확인할 때도 “집에 있다”고 거짓말을 하고 건설 현장 등을 다녀왔다.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10일에도 검체 채취 후 서울시 구로구 온수동 친척 집을 방문했다. 다음 날인 11일 오전에는 서울시 금천구 가산동 건설현장에서 약 4시간 동안 머물렀고, 오후에는 부평구 부평동 의원과 약국을 갔다.

또, 12일 오전 가산동 건설 현장에서 4시간가량 일했으며, 오후에는 인천시 부평구 부개동 마트에 들렀다. 다음 날에도 방역당국에 알리지 않은 채 부평구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방문했고, 같은 날 오후 부평구 부개동 마트와 문구점 등을 갔다.

방역당국은 역학조사를 통해 접촉자와 추가 동선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A씨가 접촉한 사람이 많을 경우 이태원 클럽발 3차 감염이 확산할 수 있다.

부평구 관계자는 “A씨가 자가격리 앱을 깔지 않겠다고 해 담당자가 전화로 자가격리를 잘하고 있는지를 확인했다”며 “연락할 때마다 ‘집에 있다’고 거짓말을 했던 것이 확인돼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A씨의 장모이자 B씨의 외할머니인 C씨(84)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A씨 등은 B씨가 확진 판정을 받기 전인 지난 7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함께 식사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