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15일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하며 선거 패배로 연결됐다”며 “탄핵 정권의 패전투수인 황교안 전 대표가 당권을 잡았던 것 자체가 탄핵을 인정하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까놓고 말해 미래통합당은 뇌가 없다. 브레인이 없다”고 지적했다.
통합당이 4·15 총선에서 참패한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이를 극복하거나 스스로 쇄신하지 못해 자멸했다는 것이다. 통합당은 총선을 앞두고 박 전 대통령 탄핵 후 탈당한 의원들과 손을 잡았지만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
진 전 교수는 이날 통합당 유의동 오신환 의원이 연 ‘제21대 총선을 말하다! 길 잃은 보수정치, 해법은 무엇인가 토론회’에서 강연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막말 사건 또한 패인으로 꼽았다. “사회가 민감해졌는데, (통합당은) 왜 (막말이) 잘못됐는지 모른다”면서 윤리 의식을 회복할 것을 주문했다. 진 전 교수는 기자들과 만나 “만날 막말하고 욕하는 것을 야당 역할로 알고 착각했다”며 “거기에 호응하는 보수 유튜버와 연결돼서 서로 확신을 주고받으며 광신으로 치달아버렸다”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공정의 가치를 강조하며 통합당의 쇄신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저들(여권)이 무너뜨린 것은 공정”이라며 “조국(전 법무부 장관)이 잘렸지만, 정의기억연대로 이 프레임이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쇠한 보수층이 박정희 시대 산업 전사, 반공과 같은 정체성에 집착한 사이 1980년대 이후 들어선 새 세력을 보수로 만드는 대안 서사를 내놓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