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약 사려다가…” 독일 축구리그 감독, 데뷔전 출전정지

입력 2020-05-15 09:46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소속팀 아우크스부르크의 헤이코 헤를리히 감독. BBC뉴스 캡처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데뷔전을 앞둔 감독이 치약을 사러 숙소를 나섰다가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숙소 격리 규정을 어겼기 때문이다.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 구단은 볼프스부르크와의 26라운드 홈 경기를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헤이코 헤를리히(49) 감독이 결장한다고 발표했다.

구단은 “헤를리히 감독이 자가격리 어기고 숙소를 떠나 상점을 방문했기에 리그 규칙에 따라 주말 경기를 지휘할 수 없게 됐다”고 발표했다. 헤를리히 감독은 두 번의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와야 이르면 다음 경기부터 나설 수 있다.

화상 기자회견에서 헤를리히 감독은 “치약이 하나도 없어서 잠깐 슈퍼마켓을 방문했다”면서 “호텔을 나설 때 모든 방역 기준을 지켰지만 숙소를 무단으로 나선 것부터가 결코 돌이킬 수 없는 실수였다”고 후회했다.

그는 “팀과 우리 사회에 전혀 모범을 보이지 못했다”고 거듭 사과했다.

헤를리히 감독은 지난 3월 선임된 신임 사령탑이다.

코로나19에 따른 리그 중단으로 그간 경기를 치르지 못했기에 리그가 재개하면서 열리는 첫 경기인 이번 볼프스부르크전은 그의 아우크스부르크 데뷔전이 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는 리그 규정에 따라 경기 전 훈련 지도도 할 수 없게 됐다.

무관중 경기가 치러지자 축구팬들은 입간판으로 관중석을 대신 채웠다. 영국 BBC 뉴스는 "간판 하나당 후원금 19유로(약 2만5000원)를 받는다"고 전했다.

분데스리가는 리그 18개 팀이 경쟁해서 최하위 2개 팀은 2부리그로 강등된다.

아우크스부르크는 14위에 머물러있으며, 강등권과 격차가 승점 5점밖에 되지 않아 사령탑이 결장하는 이번 상황이 뼈아플 수밖에 없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