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골프 세계 랭킹 3위 박성현(27)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서 세계 프로골프 중 가장 먼저 재개된 제42회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챔피언십 첫날을 다소 미흡한 성적으로 마치고 “생각대로 풀리지 않아 힘들었다”고 말했다.
박성현은 14일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파72·6540야드)에서 KLPGA 챔피언십 1라운드를 공동 59위로 완주한 뒤 미디어하우스에서 “다소 무뎌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샷과 퍼트가 원하는 대로 떨어지지 않아 아쉬웠다”고 말했다. 박성현은 보기 2개만 기록했던 16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고 가까스로 1타를 만회한 1오버파 73타를 적어냈다. 출전자 150명 중 가장 높은 세계 랭킹 보유자인 박성현에게는 당연히 아쉬울 수밖에 없는 성적이다.
쇼트 게임과 그린 플레이가 문제였다. 그린 스피드는 이날 3.5m에 달했다. 보통의 골프장에서 2.7~2.8m를 기록하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속도가 붙은 셈이다. 박성현은 “그린 파악에서 부족했다. 그린 스피드가 조금 빨랐다. 이렇게 빠른 그린은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챔피언십 이후에 처음이다. 좋은 퍼트 스트로크도 나오지 않았다”며 “그린 탓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박성현은 “16번 홀에서 단비 같은 버디가 나왔다. 라운드 후반으로 가면서 그린 스피드에 적응했다”며 “경기에 신경을 쓰면 하루하루 더 나아질 수 있다. 내일(2라운드)은 오늘보다 나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번 대회는 코로나19 억제를 위해 무관중으로 개최됐다. 갤러리의 발길이 들지 않은 필드의 유일한 관전자는 취재진과 중계진이었다. 박성현은 “많이 놀랐다. 너무 많은 카메라와 기자들이 있어 거의 갤러리에 둘러싸인 기분이 들었다”며 “(갤러리가 없는 경기에서는) 심심한 느낌도 들었다. 그게 조금 신선했다”며 웃었다.
양주=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