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바른 듯 새까맣게’ 충격의 투병 中의사, 한달 뒤 근황

입력 2020-05-15 00:0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중국 의료진 이판의 모습. 얼굴색이 검게 변했을 당시(오른쪽) 모습과 최근 호전된 모습(왼쪽). 베이징위성TV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려 얼굴이 검게 변했던 중국 의사들의 근황이 공개됐다.

10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위성 TV에 따르면 지난 2월 코로나19 확진환자를 돌보던 중 감염된 우한중심의원 소속의 이판(42)과 후웨이펑(42) 등 의료진 두 명은 최근까지 입원 치료를 이어온 끝에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피부색도 점차 원래대로 돌아오고 있다는 소식이다.

앞서 지난달 공개된 두 의사의 모습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눈동자를 제외한 온몸이 짙은 검은색으로 변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특히 눈두덩이와 입술 주변은 마치 석탄재를 발라놓은 듯 까맣게 착색돼 있었다. 이와 관련해 중국 현지에서만 약 21만건의 언론 보도가 나오는 등 큰 반향이 일었고 해외 언론에도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이판의 대리인은 “현재 환자(이판)의 상태가 호전됨에 따라 피부색도 이전으로 돌아오고 있다”며 그의 근황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돼 얼굴색이 검게 변한 중국 의료진 두 사람 중 한 명(이판)의 모습. 왼쪽은 지난 9일, 오른쪽은 지난달 6일 당시의 모습이다. 베이징위성TV 캡처

베이징위성TV 캡처

공개된 사진 속 이판은 안경을 쓰고 셔츠를 입은 채 병원이 아닌 다른 공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얼굴 곳곳에 얼룩덜룩한 검은 빛이 남아있긴 하지만 지난달 6일 당시의 모습과 비교했을 때 한 달 만에 눈에 띄게 좋아진 상태임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사진은 지난 9일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판 측은 지난달 20일쯤 “몸 상태가 매우 호전됐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혼자 거동하기에는 여전히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의식을 잃었다가 깨어났을 때 내 상태를 깨닫고는 매우 두려웠다. 자주 악몽을 꾸곤 했다”면서도 “심리적인 부담을 이겨내려 노력했고 다른 의료진들도 날 위해 매우 애써줬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같은 증상을 앓은 또 다른 의사 후웨이펑은 이판과 달리 여전히 병원에 머물며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웨이펑도 스스로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는 되지만 이판에 비해 회복속도가 느리고 감염 정도가 심해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태라고 한다.

두 사람의 치료를 담당한 중일우호의원 측은 “치료 과정에서 폴리믹신 B(Polymyxin B)라는 항생제를 사용했는데 그 부작용으로 환자들의 피부 변색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폴리믹신 B는 신장 등 신체의 일부 기관에 부작용을 나타내는 경우가 있는데 이 약을 투여한 많은 환자의 얼굴과 목, 사지 등 부위에서 색소 침착 현상이 발생했고 일부 환자의 경우 얼굴이 까맣게 변했다는 설명이다.

이화랑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