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슈퍼박테리아’(Superbug) 감염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보다 훨씬 더 많은 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같은 전망을 한 인물은 2002~2009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장을 지낸 줄리 거버딩이다. 그는 13일(현지시간) 경제매체 CNBC ‘스쿼크 박스 아시아’에 출연해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숨겨진 위험요소(hidden danger)는 슈퍼박테리아”라며 이같이 말했다. 슈퍼박테리아는 어떤 강력한 항생제도 죽이지 못하는 박테리아를 의미한다.
그는 “다수의 미국인은 코로나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았으며 당연히 이에 대한 면역력도 없기 때문에 (박테리아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코로나19가 아니라 이 치명적인 슈퍼박테리아 감염으로 목숨을 잃는 사람들이 걱정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제 코로나19 환자 7명 중 1명은 2차 세균에 감염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슈퍼박테리아는 여러 항생제를 혼합한 항생제로 퇴치할 수는 있지만, 문제는 항생제 개발 속도보다 바이러스가 더 빨리 내성이 생겨 약이 부족해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상당수 병원은 이런 비싼 항생제를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설령 가졌다고 하더라도 적절하고 공정한 보상을 제공하지 않아 환자에게 사용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또 “코로나19 환자 중 매우 아팠거나 오랫동안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이 슈퍼박테리아 감염에 더 취약할 수 있다”며 “인공호흡기와 카테테르(체내에 삽입해 소변 등을 뽑아내는 도관) 처럼 침습 시술을 받은 환자들도 감염 위험이 크며, 몸에 칼을 대는 수술을 받은 환자 중에서는 이미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의학저널 랜싯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우한 내 2개 병원이 190여명의 환자들을 추적한 결과, 사망자 중 절반이 2차 감염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