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님, 말만 하세요!” 음성으로 움직이는 가전들

입력 2020-05-15 06:00 수정 2020-05-15 06:00

장을 본 뒤 냉장고를 정리 중이다. 한 손에는 대파, 한 손에는 우유가 들려 있다. 누가 냉장고 문을 열어줬으면 딱 좋겠다. 이럴 때를 위해 나왔다. LG전자는 “냉장고 문 열어줘”라는 말만으로 문이 열리는 ‘LG 디오스 얼음정수기냉장고’를 20일 국내에 출시한다고 14일 밝혔다. 가전관리 애플리케이션인 ‘LG 씽큐’에 이 신제품을 연결하면 음성 명령 기능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

사용자가 이 냉장고 앞에서 “하이 엘지”라고 부르면 냉장고 문이 자동으로 열린다. 양손에 식품이나 그릇 등을 들고 있을 때 유용하다. 냉장고의 얼음정수기도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다. “각얼음 설정해줘”나 “냉수 설정해줘”라고 말하면 냉장고가 그 기능을 알아서 척척 설정한다. 시간이나 날씨 등 생활 정보를 물으면 냉장고가 음성으로 알려준다.

LG전자에는 냉장고 외에도 음성을 인식하는 가전이 많다. 의류관리기 ‘LG 스타일러’는 음성으로 전원을 켜거나 코스를 설정할 수 있다. 제품의 동작 상태와 진단 결과도 들을 수 있다. “하이 LG, 표준 코스 선택해”라고 명령하면 스타일러가 ‘표준 코스가 시작됐습니다. 이 코스는 39분 걸립니다’라고 대답하고 작동을 시작한다. 음성으로 제어되는 에어컨과 드럼세탁기도 있다.

삼성전자도 음성인식 플랫폼이 내장된 여러 제품을 판매 중이다. 무풍 에어컨은 AI 기반 음성 인식 기술 ‘빅스비’를 적용했다. 사용자의 목소리를 인식해 선호 패턴에 맞춰 운전한다. 또 에어컨이 꺼져 있을 때는 AI 스피커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올해는 빅스비를 스탠드형뿐만 아니라 벽걸이형에도 확대 적용했다.

빅스비가 적용된 패밀리허브 냉장고는 목소리로 제어할 수 있다. 요리 중 손이 자유롭지 못한 점을 고려해 레시피를 읽어 주거나 다른 가전제품을 제어하는 것도 가능하다. “갈비찜 레시피 읽어줘”라고 하면 조리법을 차례대로 들려준다. 음성 명령만으로 냉장고에 보관 중인 식품 리스트를 만들 수도 있다.

‘플렉스워시’ 세탁기도 빅스비가 탑재돼 음성 명령만으로 간편하게 세탁 코스와 옵션을 설정할 수 있다. 세탁기와 대화하듯 묻고 답하는 방식으로 사용법을 안내받을 수 있다. 사용자가 “하이 세탁기, 청바지는 어떻게 빨아야 해”라고 물으면 플렉스 워시에 탑재된 빅스비가 “청바지는 ‘표준 세탁’을 추천해요. 이염이 발생할 수 있으니 분리 세탁 하세요”와 같이 세탁 코스를 추천한다.

업계 관계자는 “음성 인식 기술이 발달하면서 음성 명령으로 제어 가능한 가전제품이 늘고 구현할 수 있는 기술도 고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