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돌입하는 KBL FA시장…구단별 계산법은

입력 2020-05-15 06:00
지난달 20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KBL 이정대 총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자프로농구 자유계약(FA) 자율협상 시한이 마감을 앞뒀다. 보름간의 협상에서 계약을 확정 지은 선수들도 있지만 거취가 결정되지 않은 선수가 더 많다. 최대어로 꼽혔던 이대성과 장재석이 계약을 마무리한 와중에 전력 강화와 기존 자원 지키기를 위해 구단들의 막판 계산이 바쁘다.

한국농구연맹(KBL)은 15일 정오까지 구단과 선수 간 자율협상에 따른 계약서를 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뒤 공지할 예정이다. FA 대상자는 총 51명으로 이 중 은퇴를 선언한 양동근과 전태풍, 박상오를 제외하면 48명이다. 각 구단 발표를 종합하면 14일 오후까지 계약을 완료한 건 이 중에서 22명이다.

이번 FA시장에서 여태 가장 광폭 행보를 보인 구단은 리빌딩이 한창인 울산 현대모비스다. 울산은 국산 빅맨 장재석을 총보수 5억2000만원으로 5년 계약한 데 이어 가드 김민구를 2억3000만원에 2년, 기승호를 1억9000만원에 2년, 이현민을 7000만원에 1년 계약으로 각각 영입했다. 장재석의 합류로 울산은 베테랑 함지훈, 장기부상 뒤 복귀한 이종현까지 막강한 골밑을 보유하게 됐다. 지난 시즌 원주 DB에서 부활에 다소나마 성공했던 김민구는 은퇴한 양동근의 공백을 메우는 막중한 임무를 안았다.

고양 오리온은 2018~2019시즌 챔피언결정전 최우수 선수(MVP)로 선정됐던 가드 이대성과 총보수 5억5000만원에 3년 계약했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 전주 KCC에서의 활약은 기대 이하였지만 그간 보여준 기량이 출중한데다 고양이 가드진 보강에 절실했다는 점이 작용했다. 리그 최상위급 가드로 이름을 날렸던 이대성이 본래 가진 잠재력을 폭발시킨다면 고양의 탄탄한 포워드진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김민구를 떠나보낸 원주는 남은 전력 지키기에 방점을 뒀다. 프랜차이즈 스타 윤호영(3억원·3년)을 비롯해 가드 김태술(1억원·1년)과 지난 시즌 커리어하이를 찍었던 김현호(2억2000만원·3년)를 붙잡았다. 서울 삼성은 에이스 이관희(3억5000만원·1년), 외곽포를 장착한 빅맨 장민국(3억5000만원·3년)과 베테랑 슈터 김동욱(1억5000만원·1년)을 잡아놨다. 창원 LG는 울산의 득점력 있는 포워드 박경상(2억원·3년)과 전주의 최승욱(2억원·3년)을 들여왔고, 서울 SK는 센터 송창무(1억500만원·2년)를 붙잡았다.

창원 LG 유병훈과 인천 전자랜드 김지완은 남은 FA 선수 중에서 관심을 모으는 가드 자원이다. 특히 유병훈은 비교적 낮은 연봉에 비보상 선수라 알짜배기로 꼽힌다. 반면 김지완은 남은 FA 대상자 중에서 보상선수 규정에 유일하게 해당, 다른 구단으로 이적할 경우 영입한 구단에서 보상을 해줘야 하는 걸림돌이 있다. 지난 시즌 서울과 계약이 종료된 문태영의 거취도 세간의 관심사다.

15일까지 계약서 제출이 완료되고 연맹이 최종적으로 결과 공지를 마치면 각 구단은 16일부터 자율계약을 하지 못한 나머지 인원들을 대상으로 영입의향서를 연맹에 제출한다. 구단과 선수가 자율협상을 하는 대신 연맹이 중개를 해주는 셈이다. 이 기간에도 구단들이 영입 의사를 보이지 않은 선수는 19일부터 원소속 구단과 협상해야 한다. 이때는 계약조건이 불리해질 가능성이 비교적 높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