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장 “1명 거짓말에 1천명 시달려…얼마나 낭비인가”

입력 2020-05-14 14:49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고 있는 13일 서울 용산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시민들과 외국인들에게 검사 안내를 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연쇄감염이 폭발 조짐을 보이면서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자신의 직업과 동선을 속인 인천의 20대 확진자를 향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학원강사로 일하며 개인 과외도 해온 이 확진자는 역학조사 당시 무직이라고 거짓말을 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14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전화인터뷰에서 “확진됐을 때만이라도 정확히 동선을 말해줬다면 교회 2곳의 신도 1000여명이 모두 전수조사를 받는 고생을 하지 않아도 좋았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박 시장은 “102번 확진자(인천 학원강사)는 지난 토요일(9일) 확진을 받고 격리 조치가 됐는데, 본인이 만난 학생들과 학부모를 기억하면서도 다 숨겨버렸기 때문에 (2차 감염이 된) 학생들이 일요일(10일)에 교회에 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또 “동선을 바로 이야기를 해줬으면 자신과 밀접접촉한 학생들에 대해 격리를 하고, 검사를 하고, 이 학생들이 교회를 안 갔을 것이다. 그런데 (선생님이 동선을 알리지 않았기 때문에) 교회를 갔다”며 “한 학생은 토요일 일요일 두 차례에 걸쳐, 또 한 학생은 일요일만 예배를 드렸다. 그 교회들 상대로 다 조사가 들어가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박 시장에 따르면 추적조사에 들어간 신도는 두 교회 합쳐 1000여명이다. 박 시장은 “만약 교회 종사자 중 확진자가 나오면 그 사람이 움직인 동선을 따라서 접촉한 사람을 전부 다 격리하고, 조사하고, 이렇게 계속 퍼져나가는 것 아니겠나”라며 “얼마나 큰 사회적 비용이 발생했느냐. 시민들은 또 얼마나 불편을 겪게 됐나”라고 반문했다.

박 시장은 “역학조사를 할 때 아주 정직하게 말을 해주는 게 너무 중요하다”며 “코로나19 대처는 빨리 감염고리를 끊을 수 있도록 정직하게 진술해 주고, 신속하게 가서 조사하고, 격리하고, 또 확진되면 빨리 입원시키고 이렇게 하면 현재 우리 방역당국의 체계상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환자의 동선이 알려진 경위도 설명했다. 그는 “이 환자가 계속 자택에만 머물렀다고 진술했다. 그런데 역학조사관과 심층조사관 말에 의하면 젊은 사람들이 그럴 수가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해당 역학조사관이 미심쩍다고 생각하고 위치 정보를 조회했다”며 “조회하고 결과를 받기까지 4일이 걸렸다. 그 결과를 보니 진술과 너무 다른 위치 정보가 확인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재조사를 심층적으로 실시한 결과 102번 환자가 미추홀구 소재 학원, 연수구에 있는 송도 가정집에서 학원 강의와 개별강의를 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확인된 2차 감염이 9명, 3차 감염 1명 모두 10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했다.

인천시는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18조에 따라 해당 확진자를 고발조치할 계획이다.

서지원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