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밤 11시쯤 충남 천안시 봉명동 주택에서 38주 된 임산부 A씨(30대)의 양수가 터졌다는 신고가 들어와 119구급대가 급히 출동했다. 병원으로 이송하는 도중 A씨는 배에 힘이 들어가고 아기가 나올 것 같다고 호소했다. 이에 119구급대는 구급차를 안전한 곳에 정차한 후 분만을 유도했다. 10분여 만에 무사히 아기가 태어났고 의료진이 대기할 수 있도록 사전 연락해 둔 병원으로 무사히 이송했다.
지난 1일에도 새벽 3시쯤 충북 청주에서 임산부의 양수가 터졌다는 신고를 받고 119구급대가 출동했다. 도착 당시 임산부 B씨(30대)는 진통을 호소하며 방에 누워 있었고 출산 예정일보다 열흘 빨리 찾아온 진통과 응급상황에 함께 있던 가족들은 어찌할 줄 몰라하고 있었다. 구급대원들은 임산부를 들것으로 옮겨 병원으로 이송하려 했지만 “아기가 나올 것 같다”는 B씨의 말에 상태를 확인해보니 이미 분만이 시작돼 아이 머리가 보이는 상황이었다. 이에 대원들은 집에서 분만을 시도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판단, 의료 지도의사와 영상통화를 하며 분만을 유도해 3분여 만에 무사히 출산할 수 있도록 도왔다. 출산 후 구급대는 B씨와 아기를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으며 현재 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한 상태다.
소방청(청장 정문호)은 지난 한해 동안 119구급대원이 43건의 응급분만을 도왔으며, 119구급차 안에서도 13명의 아기가 태어났다고 14일 밝혔다. 지난해 119구급대는 분만진통을 호소하는 환자이송을 위해 1780건 출동했으며 이 중 43건은 출산이 임박하거나 분만이 진행된 상태로 현장이나 구급차 이송 중 출산이 이루어졌다.
처음 신고접수는 양수가 터지거나 분만진통이 빠르게 진행돼 병원으로 이송을 요청한 경우다. 도움을 요청한 장소는 대부분은 집이며 응급분만이 이루어진 시간대는 밤 9시부터 아침 9시 사이가 24건으로 56%를 차지했다. 지역은 도 단위가 31건, 특·광역시는 12건이었다. 임산부 연령은 30대가 63%(27명)로 가장 많았고 다문화가정 산모도 3명이 있었다.
소방청은 구급대원 의료지도 등 병원 전 단계 구급서비스 전문성 강화를 위해 응급의학 전문의나 응급의료 관련 의사 등을 구급지도의사로 선임하고 있다.
진용만 소방청 119구급과장은 “구급차에는 응급출산에 필요한 분만세트를 항상 준비하고 있다”며 “병원 간 거리가 먼 도 단위 지역 임산부는 응급상황 발생 시 즉시 119로 전화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