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집단감염에 대해 중국 전문가들이 너무 일찍 통제 조치를 해제한 결과라며 중국에서도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14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베이징대 보건전문가인 저우즈쥔은 “술집이나 클럽, 영화관 등 유흥·오락 시설은 너무 사람들이 밀집해 있어 바이러스에 쉽게 전염될 수 있기 때문에 너무 빨리 통제를 풀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런 시설에 대해 제한 조치가 풀리더라도 모든 사람을 추적할 수 있도록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태원 지역 클럽 고객들이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알려질까 봐 선뜻 나서기를 꺼려해 서울시가 익명으로 검사를 시작했고, 이후 하루 만에 8300명 이상이 검사를 받았다고 외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어 한국은 광범위한 검사와 추적 조사를 통해 코로나19 확산을 효과적으로 차단한 세계적 모범 국가였으나 이태원 집단 감염으로 개학을 다시 연기해야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중국은 집단 감염이 발생한 지린성 수란시에서 ‘폐쇄식 관리’를 다시 시행하는 등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으며, 건강 QR코드로 쉽게 감염 의심자를 찾아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했다.
양잔추 우한대 교수는 “일부 이용자들이 술집에 들어갈 때 진짜 전화번호를 남기지 않기 때문에 추적하기 어렵다”며 “중국은 감염자 추적 측면에서 건강 QR코드를 도입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의 GR코드를 스캔하면 모든 사람의 건강과 여행 정보를 추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중국은 한국의 새로운 집단 감염에 주의를 기울이고, 그런 일이 중국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지역적 감염 통제 및 비상조치와 함께 건강 QR코드를 적극 활용해 감염 의심자를 추적해야 한다”며 “바이러스 검사 능력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백신 연구개발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도 지린성에서 코로나19 환자 1명이 20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등 동북 지역의 집단 감염 사태로 비상이 걸렸다.
지린성 지린시는 13일 “코로나19 예방과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주거지역에 대한 전면 봉쇄식 관리에 들어갔고, 14일부터는 길거리에서 열리는 아침 시장도 중단하도록 했다.
랴오닝성 선양에서도 지역사회에서 감염된 확진자가 13일 하루에만 2명이 나왔다.
선양에서는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한 지린성 수란시를 다녀온 하오 모씨(23)가 10일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사흘 만에 추가 확진자가 나온 것이다.
선양시 당국은 하오씨 회사의 62명, 기숙사의 217명, 업무·생활 과정의 간접접촉자 118명에 대해 전면 조사했으며 현재 265명이 시설격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선양시는 집단 감염이 발생한 지린시에서 지난달 22일 이후 온 사람들은 모두 21일간 시설 격리토록 했으며, 오는 15일과 18일로 예정됐던 중고등학교 개학도 연기하도록 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