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갓’, “입장료 명목 문화상품권 받아 피해자 줬다”

입력 2020-05-14 10:54
경북지방경찰청 김희중 제1부장이 14일 오전 지방청 참수리홀에서 언론 브리핑을 실시하고 있다. 김재산 기자

텔레그램 ‘n번방’을 개설해 아동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로 구속된 문형욱(24·대학생·대화명 갓갓)의 범죄사실과 수사상황에 대해 경북경찰청이 14일 처음으로 브리핑을 가졌다.

경찰은 그간 수사를 통해 공범 4명을 검거(3명 구속)했고 성 착취물을 유포하거나 소지한 160명(유포자 8명, 소지자 152명)을 검거(3명 구속)하는 등 현재까지 총 165명을 검거(7명 구속)했고 나머지 피의자들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범행 수법=문 씨는 소위 SNS 일탈계 등에서 자신의 신체노출 사진을 게시한 아동·청소년에게 ‘신고가 됐는데 도와주겠다’며 접근하거나 계정 아이디와 비밀번호 등 개인정보를 탈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들을 협박해 처음에는 신체 노출 사진을 요구하다가 차츰 수위를 높여가며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텔레그램 등에 유포했다.

◇성 착취방 개설=그는 지난 2019년 2월 ‘OOO 넘으면 그때부터 OO방’ 및 ‘1∼5번방’을, 2019년 7월에는 ‘6∼8번방’ 및 ‘OOO방’을, 8월에 ‘OO방’을, 지난 1월에는 ‘OO방’ 등 10여개의 텔레그램방을 개설했다.
그는 SNS 등을 이용해 공범을 모집한 후 피해자를 성폭행하도록 지시하는 등의 방법으로 성 착취물을 제작했다. 그는 범행 초기에 입장료 명목으로 문화상품권(90만원 상당)을 받아 모두 피해자들에게 줬다. 자신이 직접 사용하면 경찰에 검거될까봐 사용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수사 착수=경찰은 2019년 3월 디지털성범죄 피해자지원센터(여가부 산하)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아 내사에 착수했다. 국제공조 등 모든 수사기법을 총동원해 피의자를 추적해 왔다.
지난 4월 피의자 문 씨를 특정했고 지난 9일 소환 조사 중 범행 일체를 자백 받아 긴급체포한 후 12일 구속했다. 그는 그간 경찰조사에서 성 착취물을 다운받은 적은 있지만 자신은 ‘갓갓’이 아니며 성 착취물을 제작하지 않았다고 부인해왔다.

하지만 경찰이 장기간 수집·분석한 디지털 증거들을 토대로 끈질기게 추궁하자 결국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수사과정에서 확인된 그의 범행기간은 지난 2018년 9월부터 지난 1월까지였지만 2015년 7월부터 유사한 범행을 시작했다고 진술했다.

또 2017년에는 보육기관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한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이에 대해서도 추가로 수사 중이다. 경찰은 이를 통해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은 여죄, 공범, 범죄수익 등을 철저하게 밝힐 방침이다.

◇피해자 수사=현재까지 확인된 성 착취 피해자는 모두 10명이다.
경찰은 여성가족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과 협업해 성 착취물 삭제·차단, 상담 및 보호기관 연계 등 피해자 보호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해자 수가 50여명이라는 그의 진술을 확보하고 추가 피해자를 확인해 면밀한 보호·지원 연계 활동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성 착취물을 유포하거나 구매·소지한 피의자들에 대해서도 끝까지 추적 수사하는 등 디지털 성범죄 척결을 위해 모든 역량을 기울일 예정이다.
경찰은 피해자 조사 시 가명조서를 사용해 비밀을 유지하고 여성경찰관의 조사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보호기관 연계 등 피해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고 있으므로 범죄 피해를 입었으나 신분노출 등의 우려로 신고를 망설이는 분들은 적극적으로 신고해 경찰 등 유관기관의 도움을 받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