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갓’ 문형욱 2015년부터 범행…“피해자 50여명” 진술

입력 2020-05-14 10:22 수정 2020-05-14 11:05
사진=연합뉴스

성 착취물 제작·유포 대화방인 텔레그램 ‘n번방’의 최초 개설자 문형욱(24·대화명 ‘갓갓’)이 2015년 7월부터 유사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이 현재까지 확인한 피해자는 모두 10명이지만 문형욱이 직접 밝힌 피해자 수는 50여명으로 알려졌다.

n번방 사건을 수사해온 경북지방경찰청은 14일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된 문형욱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문형욱은 소셜미디어에 자신의 신체 노출 사진을 올리는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경찰에 신고되었는데 도와주겠다’며 접근한 뒤 계정 아이디와 비밀번호 등 개인 정보를 확보했다.

이후 피해자들을 협박해 신체 노출 사진을 받아냈고 차츰 수위를 높여 성 착취물을 제작해 텔레그램에 유포했다. 문형욱은 소셜미디어로 공범을 모집해 피해자들을 성폭행하도록 지시했는데, 현재 경찰에 붙잡힌 공범은 4명이다. 그 외 성 착취 사건 제작자와 유포자, 소지자 등 모두 165명이 검거됐다.

문형욱은 n번방 ‘입장료’ 명목으로 문화상품권을 받았지만 자신이 직접 사용하면 수사기관에 잡힐까봐 모두 피해자들에게 줬다고 진술했다.

그는 지난해 2월부터 10여개 텔레그램 대화방을 만들어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이 확인한 범행 기간은 지난해 9월부터 지난 1월이지만 문형욱은 2015년 7월부터 유사한 범행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피해자가 50여명이라고 진술했다.

문형욱이 2017년쯤 보육기관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한 사실도 확인됐다. 경찰은 이에 대한 추가 수사를 벌일 예정이다.

경찰은 지난해 3월 내사에 착수, 국제공조 수사 등을 통해 피의자를 추적해 문형욱을 피의자로 특정하고 지난 9일 긴급체포했다.

문형욱은 경찰 조사에서 성 착취물을 내려받은 적은 있으나 자신은 ‘갓갓’이 아니라고 강력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경찰이 수집·분석한 증거를 토대로 끈질기게 추궁하자 결국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김희중 경북지방경찰청 1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피의자 문형욱의 여죄와 공범, 범죄 수익 등을 철저히 밝히고 관계기관과 협업하여 성 착취물 삭제, 차단, 상담 및 보호기관 연계 등 피해자 보호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피해자 조사시 가명 조서를 사용하여 비밀을 유지하고 여성 경찰관의 조사를 원칙으로 하는 등 피해자 보호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으니 망설이는 분들은 적극적으로 신고하여 경찰 등 유관기관에 도움을 받으시기를 부탁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