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보건책임자·중앙은행 수장 향해 “둘 다 동의 안해”

입력 2020-05-14 10:20 수정 2020-05-14 10:31
트럼프, ‘개학 우려’ 파우치에 “학교 열어야”
“파우치는 좋은 사람…학교 문제엔 동의 안해”
마이너스 금리 거부 파월 의장에도 “동의 안해”
트럼프, 경제 재개 욕심에 전문가들 주장 ‘거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재러드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와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를 만난 자리에서 말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앤소니 파우치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이 전날 경제 활동과 학교 운영 재개가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과 관련해 “특히 학교에 관한 한, 내겐 그것은 받아들일 수 없는 대답”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마이너스 금리는 고려하는 조치가 아니다”라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제 정상화를 서두르는 트럼프 대통령은 보건 당국 책임자와 중앙은행 수장의 입장에 대해 모두 반대 입장을 펼치고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재러드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와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를 만난 자리에서 파우치 소장의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나는 사실 놀랐다”고 말했다.

앤소니 파우치 미국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이 12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청문회에서 화상 증언을 하고 있다. 파우치 소장은 백악관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해 ‘완화된 자가격리’를 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진두지휘하는 파우치 소장은 12일 미국 상원의 신종 코로나바이스러스(코로나19) 청문회에 화상으로 출석해 “경제 재개를 서두를 경우 피할 수 있었던 일부 고통과 죽음으로 이끌 것”이라며 “학교도 조심스럽게 개교해야 하고, 일부 지역은 올해 가을에 문을 열지 못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우리의 나라를 열고 있다”면서 “학교들은 문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주(州)들이 학교를 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 “나는 학교를 절대로 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교와 관련한 우려에 대해 “젊은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부 연령층의 교사들에 대해선 “집에 좀 더 머물러야 할 것”이라며 “집에 있어야 할 (교사) 연령대는 65세, 더 보수적으로 보면 60세”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개학은 정치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 개학은 미국이 정상화하고 있다는 신호이면서 자녀들이 학교에 가야 부모들이 출근할 수 있어 경제 정상화의 전제조건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비즈니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파우치는 매우 좋은 사람”이라면서도 “학교 문제와 관련한 그의 입장에 대해선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 AP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경제 위기 대응을 위해 “나는 마이너스 금리를 가져야 한다고 강하게 느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파월 의장이 매우 잘하고 있다”면서 “그는 최근 몇 달 동안 나의 기량발전상(Most Improved Player) 수상자”라고 치켜세웠다.

로이터통신은 이에 대해 파월 의장에게 비판적이었던 트럼프 대통령이 약간의 지지를 보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파월 의장은 마이너스 금리를 놓고 여전히 이견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다른 국가들이 마이너스 금리로 혜택을 보는 상황에서 미국도 선물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마이너스 금리 도입을 촉구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13일 한 싱크탱크 주최의 화상연설에서 마이너스 금리와 관련해 “연준의 시각이 달라지지 않았다”면서 “그것은 우리가 고려하고 있는 조치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한편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는 한국에서 수입한 코로나19 검사 진단키트로 검사가 잘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콜로라도주는 주미 한국대사관의 지원 등을 통해 한국 업체로부터 10만회 이상 분량의 검사 키트를 확보했다.

워싱턴=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