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 보고 있다” 투표용지 흔든 민경욱이 창피한 사람들

입력 2020-05-14 09:46 수정 2020-05-14 11:25
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이 지난달 29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연수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인천지방법원의 제21대 총선 연수을 투표함·투표지 증거 보전 작업을 참관하면서 투표지를 직접 나르고 있다. 인천지법은 연수을 선거구에서 낙선한 민 의원이 선거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제기한 투표지 등 보전신청 일부를 인용해 해당 지역구 투표함과 투표지를 증거로 보전하기로 했다. 뉴시스

김세연 미래통합당 의원이 같은당 민경욱 의원을 포함한 일부 보수 인사들이 제기하고 있는 4·15 총선 부정선거 의혹 제기에 “환상을 보고 있다”며 비판했다.

김 의원은 지난 13일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부정선거 의혹을 계속 제기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진행자 질문에 “환상을 보고 있다”며 “이것이 현실에서 일어나려면 거의 모든 사람이 다 공모를 해야 한다. 개연성을 확률로 따져보자면 (불가능에 가까운데) 이게 현실에서 벌어졌다고 믿고 있는 것이 큰 문제”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같은 당 김무성 의원이 최근 극우 유튜버들을 향해 쓴소리를 쏟아낸 사실에 대해서는 “그릇된 신념이 뿌리 깊게 박히는 과정에 (극우 유튜버들의) 역할이 분명히 있었다”며 “사회적 각성을 거치면서 자정이 이뤄지기를 바라고 있다”고 답했다.

진행자가 이 답변에 ‘본인도 전쟁에 나설 생각은 없냐’고 묻자 김 의원은 “요즘에는 특수한 상황이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면서도 “누구와 싸우는 것보다는 제대로 할 일을 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합의안을 만드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불출마를 선언한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해 11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실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국민일보DB

부정선거 의혹 제기를 비판하는 인사들은 김 의원뿐만이 아니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부정선거가 가능한 시나리오를 설명하며 “이게 가능하다고 믿는다면, 그냥 미친 거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그러니 그런 분은 저보다는 의사 선생과 대화를 나누는 게 더 생산적일 것이다”라고도 했다.

진 전 교수는 지난 11일 사전투표용 투표지를 공개하며 “4·15 총선은 부정선거”라고 주장한 민 의원을 향해서는 “그 난리 바가지를 치고 증거는 쥐새끼 한 마리”라며 “웃기려고 그러는 거라면, 그만 좀 해라. 민주당, 그들의 말대로 정말 20년은 집권하겠네”라고 비판했다.

하태경 통합당 해운대갑 당선인도 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투표가 조작됐다는 주장은 대한민국을 너무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이라며 “사전투표 조작설의 가장 큰 문제는 정권과 국가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방역이 세계 탑 클래스였듯이 선거관리시스템도 글로벌 탑이다”라고 비판했다.

민 의원은 부정선거 의혹 제기를 멈추지 않고 있다. 민 의원은 1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국내에 거주하는 중국 동포 여러분, 부정선거를 밝힐 수 있는 제보를 달라”며 현상금 500만원을 내걸었다. 14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는 “사전투표지를 복사한 위조 투표지가 다량 발견됐다”며 조해주 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을 비판하기도 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