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50일 아기 구하려 불난 집에 들어가려는 엄마

입력 2020-05-14 06:46
MBC 뉴스 화면 캡처

제주에서 난 불로 일가족 4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연립주택에서 불이나 생후 50일 된 아기가 숨지는 사고가 또다시 발생했다. 사고 직후 불길이 집 안으로 들어가려는 엄마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돼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13일 오후 1시 15분쯤 제주시 이호2동 4층짜리 빌라 2층에서 불이 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은 20분 만인 1시 38분에 큰 불길을 잡고 내부로 진입해 거실에 있던 생후 50일 된 남자아기를 발견했지만 이미 숨진 뒤였다.

화재 직후 아기 엄마는 난간에 매달린 채 계속 집 안으로 들어가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MBC는 당시 영상을 입수해 이날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엔 화염에 휩싸인 연립주택 2층 창문에 한 여성이 매달려 집 안으로 들어가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담겼다. 하지만 이 여성은 미끄러지면서 추락했다.

목격자들은 불이 나자 2층 창문 밖으로 나온 아기 엄마가 “안에 아이가 있다”고 소리치며 도움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아기 엄마인 이 여성은 안면부와 목 부위에 2동 화상을 입어 기관 삽관 상태로 제주한라병원으로 이송됐다. 불은 집 내부를 태우고 50여 분 만인 오후 2시9분에 꺼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아기 물건들이 있던 방에서 불길이 시작돼 거실로 번진 것으로 보고 아이 엄마의 상태가 호전 되는 대로 화재 경위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제주도에선 어린이날이었던 지난 5일 새벽 서귀포 시내 한 빌라에서 불이 나 일가족 4명이 연기에 질식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