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피해자 극단적 선택’ 내몬 보이스피싱 전달책 검거

입력 2020-05-13 22:27 수정 2020-05-13 22:42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원이 엘리베이터를 타는 모습. 해당 사진은 사건과 관련 없음. 뉴시스

20대 청년을 극단적 선택으로 내몬 검사 사칭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의 전달책이 경찰에 검거됐다.

전북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사기 혐의로 30대 A씨를 구속, 그 아내인 B씨도 불구속 입건했다고 13일 밝혔다.

중국 국적인 이들은 인출책을 통해 피해자들에게서 빼낸 돈을 건네받고 자신들이 운영하던 환전소를 이용, 중국에 있는 총책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이 총책에 건넨 돈은 3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계좌 추적과 CCTV 등을 분석해 A씨 등을 지난주 서울에서 체포했다.

숨진 청년은 지난 1월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라고 소개한 남성의 전화를 받고 서울의 한 주민센터 보관함에 400여만원을 넣었다. 이후 청년은 사기피해를 비관해 극단적 선택을 한 바 있다.

한편, 피해자의 어머니는 지난 2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했다. 그에 따르면 피해자는 사기단의 전화를 받은 다음 날 서울로 올라갔다.

어머니는 “(아들이) 카페에서 오지도 않는 수사관을 계속 기다리는 등 너무 힘들고 정말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계속 고통받는 상황이었다”며 “2박3일 동안 먹은 것도 없고 물이나 하나씩 겨우 사서 먹은 기록을 체크카드 내역에서 확인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A씨 등을 추가 수사하는 한편 조직 총책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