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에도 ‘언택트(비대면)’ 효과를 본 이동통신 3사가 올 1분기 호성적을 냈다. 오프라인 영업활동은 위축됐지만 5G 가입자 증가에 따라 무선 사업 매출이 늘었고, IPTV를 중심으로 한 유선 사업도 외출 자제 영향으로 반사이익 효과를 봤다.
SK텔레콤, LG유플러스가 지난주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데 이어 KT도 13일 실적을 공개했다. KT와 SK텔레콤은 자회사 실적 감소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줄어든 반면, LG유플러스는 매출과 영업익 모두 10%대 성장했다.
구현모 최고경영자(CEO)의 취임 이후 첫 실적을 발표한 KT는 1분기 매출 5조8317억원, 영업이익 383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로밍·단말 수익이 줄었고, 카드와 호텔 등 일부 그룹사 사업도 위축되면서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4.7% 감소했다.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수준을 유지했다. ‘우량 고객’인 5G 가입자 증가와 IPTV 성장, 기업 간 거래(B2B) 매출이 증가한 결과다. KT의 무선서비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 성장하며 2년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SK텔레콤은 1분기 매출 4조4504억원, 영업이익 3020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미디어·보안·커머스 등 신사업 부문의 성장으로 전년 동기와 대비 2.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G 네트워크 투자 비용 등의 영향으로 6.4% 감소했다. LG유플러스는 매출은 3조2866억원, 영업이익은 219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9%, 11.5% 증가했다. 실내 활동이 늘면서 모바일 소액결제, 주문형비디오(VOD) 매출 등 비대면 관련 사업이 성장했다.
올 1분기 이통 시장에서는 눈에 띄는 마케팅 경쟁 격화 현상이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꾸준히 5G 가입자가 확대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SK텔레콤의 5G 가입자는 264만7452명으로 전월 대비 9% 늘었고, KT는 177만8437명으로 같은 기간 8.8%, LG유플러스는 145만4444명으로 8.5% 증가했다.
5G 가입자 증가는 이통 3사의 주력인 무선(MNO) 사업 부문의 매출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가입자 수가 애초 기대에는 못 미치지만 고가 요금제 가입자가 늘고, 각사가 마케팅 비용 효율화에 나서면서 하반기 실적 반등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1분기 3사의 무선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4.9% 성장했고, 가입자당평균매출(ARPU)도 3만777~3만1773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통 3사는 IPTV 사업자이기도 한 만큼 이번 실적에서 콘텐츠 매출 증대 효과를 봤다. VOD와 TV 교육 콘텐츠 구매 증가가 두드러졌다. KT는 1분기 IPTV 매출이 11.9% 커졌고, 콘텐츠 자회사 매출 역시 12% 성장했다. SK텔레콤의 자회사이자 IPTV 운영사인 SK브로드밴드의 매출도 전년 대비 8.2% 증가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같은 기간 스마트홈 사업이 8.1% 성장했고, IPTV 가입자 역시 10.8% 증가했다.
올해 3사는 미디어 부문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방침이다. 지난해 케이블TV를 인수·합병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경영 효율화와 시너지 창출에 열중이다. 또 각사가 보유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활용한 미디어 부문 실적 개선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