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웨이, 올해 공연 어려울 듯… 언제 문 열까

입력 2020-05-13 17:04 수정 2020-05-13 19:34
인적 없는 브로드웨이의 모습. 신화뉴시스

세계 공연계의 메카인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의 셧다운 기간이 최소 9월 6일까지 연장된다. 하지만 미국 공연계에서는 중단 시기가 더 길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가 이미 올해 공연이 어렵다고 밝힌데다 브로드웨이 프로듀서들 역시 올해 안에 극장 문을 열기는 어렵다고 언론에 밝히고 있어서다.

브로드웨이 프로듀서 및 공연장 협회인 ‘브로드웨이 리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가라앉지 않아 기존의 공연장 폐쇄 조치를 3개월 더 연장한다고 1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브로드웨이 리그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하루 빨리 공연이 재개되기를 바라고 있지만 관객의 안전을 위해 셧다운을 연장하기로 했다”며 “여름 시즌 공연을 포함해 9월 6일까지 공연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당초 브로드웨이 리그는 연중 최대 흥행 시기인 여름을 앞두고 다음달 7일부터 공연을 재개하는 방향을 논의했다. 그러나 뉴욕시에서 여전히 하루 평균 15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셧다운 기간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가 지난 3월 12일 500명 이상이 모이는 행사를 금지하라고 권고하면서 41개 극장에서 진행되던 브로드웨이 공연도 멈췄다. 세계대전을 포함해 전 세계 공황 사태에서도 굳건히 무대를 선보여왔던 브로드웨이지만, 코로나 사태로 전례없는 셧다운이 이어지고 있다.

브로드웨이 리그가 9월 6일까지 셧다운을 선언했지만, 공연계에서는 중단 시기가 더 길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극장 관계자나 프로듀서 사이에서는 올해 안에는 극장 문을 열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라고 미국 대중문화 전문 매체 ‘데드라인’ 등이 보도했다. 피터 겔브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MET) 총감독도 지난 10일 “올해 안에는 뉴욕에서 공연이 다시 열리기 힘들 것”이라고 인정했다.

브로드웨이 리그가 이같은 사실을 공식 발표하지 않고 3개월 단위로 단계적 셧다운 연장 방침을 내놓는 이유는 티켓 환불 과정에서 필요한 현금 유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일단 브로드웨이 리그는 9월 6일 이전 공연을 미리 예약한 관객에 대해서는 티켓을 환불해주기로 했다. 아울러 셧다운 기간을 미리 정하면서 티켓 환불을 최대한 늦추고, 관객으로 하여금 공연 재개에 대한 기대를 계속 유지하도록 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뮤지컬 프로듀서 카메론 맥킨토시도 앞서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가 올해엔 공연을 재개하기 힘들다는 비관적 전망을 내놨었다. 그는 “올해 하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내년 초 쯤에나 무대가 열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영국과 미국만이 아니라 프랑스, 독일 등 유럽의 여러 나라들이 올 가을에는 공연을 재개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