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감염시킨 학원강사… 당국 “부정확한 진술은 사회 위협”

입력 2020-05-13 16:17 수정 2020-05-13 16: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인천지역 유흥업소에 2주간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진 11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한 유흥업소 출입문에 임시휴업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연합

서울 이태원 클럽에 다녀온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인천 학원 강사로부터 학생과 학부모 등 모두 10명이 감염됐다.

인천시는 13일 미추홀구에 거주하는 A씨(25·학원강사·대학 4학년)와 연관된 확진자가 10명 추가됐다고 13일 밝혔다.

10명 중 1명은 동료 강사, 5명은 학원 수강생, 2명은 쌍둥이 과외학생(연수구), 1명은 과외학생의 어머니, 1명은 쌍둥이 과외학생의 국어 과외 선생이다.

A씨에게 감염된 쌍둥이 남매의 또 다른 과외 교사가 확진 판정을 받아 3차 감염이 발생한 것이다.

방역당국은 A씨가 역학조사에서 거짓 진술을 한 것과 관련해 부정확한 진술은 사회를 위협에 빠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부정확한 진술이 반복된다면 2차, 3차 감염의 확산을 막을 수 없고 신천지 사례처럼 우리 사회 전체가 다시 위험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천시에 따르면 학원강사 A씨는 2∼3일 이태원 킹클럽을 방문하고 미추홀구 보건소에서 검체 검사를 받은 뒤 9일 양성 판정을 받았지만, 역학조사 과정에서 학원강사임을 밝히지 않았다.

방역당국은 뒤늦게 그가 학원강사임을 파악하고 중·고등학생 등 8명의 추가 확진환자를 찾아냈다. 이들 확진자 가운데 2명은 각각 지난 주말 교회 예배를 다녀온 것이 확인돼 당국이 현재 교회 2곳에 대해서도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그는 “초기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방역당국이 추가 감염 확산 이후에야 대응할 수 있게 돼 정부와 지자체의 방역 노력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다”며 “비난이 두려워 역학조사에 거짓을 말하는 것은 사회 일원으로서 책임감 있는 자세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서울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인천지역에 확산하는 가운데 13일 오전 코로나19 확진자가 3명 발생한 인천시 미추홀구 한 학원 정문이 굳게 닫혀 있다. 연합

방역당국은 또 이날 이태원 클럽 방문자들이 개인정보 노출 위험으로 검사를 꺼리는 것을 막기 위해 익명검사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확진자 동선 공개를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이태원 클럽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익명검사를 시행하기로 했다”며 “이를 전체적으로 확대할 계획은 없으나, 시행 후 성과나 효과를 보고 (확대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이어 “익명검사를 받더라도 실명검사와 마찬가지로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대인접촉을 하면 안 되고, 양성으로 확인되면 접촉자를 조사한다”며 “확진됐을 때 조치에서 차이는 없다”고 부연했다.

당국은 이날 동선 공개 가이드라인을 개정해 지자체에 통지했다.

개정된 가이드라인에 따라 앞으로 많은 사람이 집단으로 노출된 장소에 대해서는 취합해서 일괄 공개하고, 개별 환자 동선은 분리해 같은 업소를 방문했더라도 상호명 등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예를 들어 새로 확진된 환자가 이태원의 특정 클럽을 방문했더라도 공개되는 동선상에서는 ‘이태원 유흥시설’로 표기된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이태원 클럽과 관련해 전국에서 약 2만2천명이 진단검사를 받았고, 이날 정오 기준 관련 확진자는 총 119명으로 집계됐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