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처럼 쏟아질 150발의 샷… KLPGA 챔피언십 내일 개막

입력 2020-05-13 15:54
제42회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이정은·장하나·최혜진·박성현·김세영·조아현(이상 왼쪽부터)이 13일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 최강 한국 여자골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뚫고 150발의 샷으로 티오프한다.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에서 14일 무관중 개막해 나흘간 치러지는 제42회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챔피언십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중단된 세계 주요 프로골프 투어에서 남녀를 통틀어 가장 먼저 재개되는 대회다. 출전자 150명이 총상금 30억원을 걸고 경쟁해 KLPGA 투어 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지게 됐다. 선수들은 코로나19 극복의 신호탄이 될 ‘위닝 퍼트’를 다짐했다.

출전자 면면을 보면 ‘올스타전’으로 봐도 부족함이 없다. 세계 랭킹 1위 고진영(25)과 올림픽 타이틀 홀더 박인비(32)를 제외한 한국 선수 대부분이 이 대회에 출전한다. 국내 골프팬들의 심장을 고동치게 만드는 라인업은 단연 ‘올림픽 커트라인’ 안에 있는 세계 랭킹 상위 10위권 선수들이다. LPGA 투어 통산 7승 중 2승을 메이저 대회에서 수확한 랭킹 3위 박성현(27), 바지의 색상만큼 인상적인 뒷심을 발휘해 ‘빨간 바지의 마법사’로 불리는 6위 김세영(27), 지난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 US오픈 챔피언인 10위 이정은6(24)은 모처럼 국내 필드로 돌아왔다.

박성현은 개막을 하루 앞둔 13일 미디어데이에서 “아직 대회가 열리지 않은 미국과 다르게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먼저 투어를 시작했다. 자부심을 느낀다”며 “선수와 국민 모두 힘을 내길 바란다. 열심히 준비했다.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랭킹 톱10 선수들은 내년 7월로 연기된 도쿄올림픽 여자골프 본선에 출전할 것으로 유력하게 전망되는 국가대표 후보군이다. 박인비의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우승에 이어 한국 여자골프의 2회 연속 금메달을 조준하는 이들에게 KLPGA 챔피언십은 올림픽 본선행 경쟁의 출발선과 같다. KLPGA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집계를 멈춘 세계 랭킹에 이번 대회의 성적이 소급돼 적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해외파의 우승을 저지할 국내파 선봉장은 지난 시즌 KLPGA 대상 시상식 6관왕으로 주요 타이틀을 싹쓸이하고 투어 최강자로 올라선 최혜진(21)이다. 박성현과 최혜진은 이다연(23)과 함께 1·2라운드에서 같은 조로 편성됐다. 이다연은 지난해 12월 베트남에서 2020시즌 KLPGA 투어 개막전으로 열린 효성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강자다.

최혜진에게는 타이틀 방어전이다. 그에게 KLPGA 챔피언십은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안긴 대회다. 최혜진은 “생애 처음으로 우승한 메이저 대회여서 더 기대하고 있다”며 2연패를 다짐했다. 박성현·최혜진·이다연은 1라운드에서 낮 12시20분에 티오프한다.

안선주(33)·이보미(32)·배선우(26)처럼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선수들도 이번 대회에 합류했다. 배선우는 제38회로 열렸던 2016년 대회 우승자로 4년 만의 정상 탈환을 조준하고 있다.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은 미국을 포함해 세계 15개국 이상의 골프장을 설계한 디자이너 데이비드 데일의 손으로 완성된 현대식 코스다. 미국·일본에서 모처럼 국내 필드로 돌아온 해외파는 환경 적응의 핸디캡을 상대적으로 줄이고 경기에 임할 수 있다.

KLPGA 투어 2년차의 약진도 이번 대회에서 주목할 만한 요소다. 지난해 투어 신인왕을 차지한 조아연(20), 지난 시즌 막판에 3승을 쓸어 담고 KLPGA 소속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세계 랭킹 24위까지 치고 오른 임희정(20)은 이번 대회에서 루키의 틀을 깨고 프로의 본궤도로 진입할 시동을 걸고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