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갓’ 신상정보 공개···“24세 대학생 문형욱”

입력 2020-05-13 15:45

성 착취물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인 ‘n번방’ 운영자 문형욱(24·대학생·대화명 ‘갓갓’)씨의 신상공개가 결정됐다.

경북경찰청은 13일 오후 문 씨에 대한 신상공개위원회를 열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피의자의 얼굴 등 공개)에 의해 문 씨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날 구속된 문 씨의 이름과 나이, 얼굴(사진)을 공개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경찰관 3명과 변호사, 대학교수 등 내·외부 위원 7명으로 구성된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신상공개위원회는 피의자의 신상공개로 인한 피의자의 인권 및 피의자의 가족, 주변인이 입을 수 있는 2차 피해 등 공개제한 사유에 대해서도 충분히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또 피의자는 불특정 다수의 여성을 노예로 지칭하며 성 착취영상물을 제작·유포하는 등 범행수법이 악질적·반복적인데다 아동 및 청소년 피해자가 10명에 이르는 등 범죄가 중대할 뿐 아니라 구속영장이 발부되고 인적·물적 증거가 확보됐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국민의 알 권리, 동종 범죄의 재범 방지 및 범죄예방 차원에서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지의 여부를 종합적으로 심의해 피의자의 성명과 나이, 얼굴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오는 18일 문형욱을 검찰에 송치할 때 마스크나 모자로 가리지 않고 그의 얼굴을 공개할 방침이다. 경찰은 구체적인 송치시간은 별도로 통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씨는 대화명 ‘갓갓’으로 활동하면서 텔레그램 내에 n번방을 만들고 미성년자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성 착취물을 만들어 텔레그램에 유포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조주빈(24)이 운영한 ‘박사방’ 등 성 착취물 공유 대화방의 시초 격인 n번방을 처음 개설한 인물이다.

문 씨는 또 지난 2018년 12월 대구에서 발생한 여고생 성폭행 사건도 자신이 지시한 것이라고 경찰에서 자백했다. 이 같은 문 씨의 범행은 지난 9일 경찰 소환 조사 당시 “내가 갓갓이다”고 자백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대구 여고생 성폭행 사건은 A씨(29)가 성명불상자의 지시를 받고 SNS를 통해 만난 17세 여성을 대형마트 주차장, 모텔 등에서 성폭행하고 그 영상을 촬영한 사건이다.
문 씨는 당시 SNS에서 만난 A씨에게 “17세 여자를 만날 생각이 있느냐?. 내 노예인데 스킨십은 다해도 된다”고 제안했다. A씨의 범행장면은 영상으로 촬영돼 문 씨에게 보내진 것으로 확인됐다. 문 씨는 이외에 아동복지법 위반, 강요, 협박 등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과 같은 대화방 공범 등 3명의 신상을 공개한 바 있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