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시초 ‘갓갓’ 문형욱 신상공개… 안성 거주 대학생

입력 2020-05-13 15:13 수정 2020-05-13 15:15
성 착취물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을 처음 만든 것으로 알려진 인물인 '갓갓'이 12일 오전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동 성 착취물 등을 제작·공유한 텔레그램 ‘n번방’의 시초격인 ‘갓갓’은 경기도 안성에 사는 대학 4학년생 문형욱(24)으로 밝혀졌다.

경북경찰청은 13일 오후 1시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갓갓의 신상공개를 결정했다. 갓갓의 본명은 문형욱으로, 수도권 한 대학 이공계열 4학년에 재학 중이다.

경북경찰청은 문형욱의 신원을 확인하고 지난 9일 소환 조사하던 중 자백을 받아 10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대구지법 안동지원은 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통해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에 따르면 문형욱은 지난해 2월쯤 텔레그램에 1번부터 8번방까지 8개의 성착취물 대화방을 개설해 운영했다. 주로 SNS에서 본인의 신체 사진을 올리는 여성 이용자들에게 접근해 해킹 프로그램이 포함된 메시지를 보내 개인정보를 확보했다.

또 경찰을 사칭해 음란물 유포 혐의로 조사를 받지 않으려면 신체사진을 보내라는 식으로 음란사진을 받아내고, 이를 미끼로 더 높은 수위의 사진이나 영상을 요구했으며, 경우에 따라선 실제 성폭행 장면도 촬영해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형욱은 이번 수사 과정에서 2018년 12월 대구 여고생 성폭행 사건도 자신이 지시한 것이라고 자백했다. 당시 이모(29)씨는 SNS에서 만난 ‘성명 불상자’로부터 “17세 여자를 만날 생각이 있느냐. 내 노예인데 스킨십은 다 해도 된다”는 제안을 받고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A(16)양을 만나 성폭행하고 이를 동영상으로 찍어 ‘성명 불상자’에게 보낸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경찰이 끝내 파악하지 못한 ‘성명 불상자’가 문형욱이었던 것이다.

‘갓갓’ 문형욱까지 붙잡히면서 경찰이 그동안 수사를 이어온 텔레그램 성착취 유포 사건과 관련한 주요 운영자들은 대부분 검거됐다.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을 비롯해 Project N방 운영자 배모군(닉네임 로리대장태범) 모두 구속됐다. 조주빈의 공범인 ‘부따’ 강훈과 ‘이기야’ 이원호 육군 일병도 구속돼 신상이 공개됐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